괌행 대한항공 추락사고로 사고현장에 특파된 한국 기자들은 괌 공항의 안전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기에 이르며, 추락사고와 관련하여 쏟아지는 언론 보도는 괌 공항의 안전성 관련 사항에 초점을 맞춘다. 그러나 괌 정부는 한국 국민들 대다수가 공항의 안전성에 의문을 던지고 있다는 사실은 전혀 직시하지 못한 채 정부 관리 특유의 자세로 “괌 공항은 안전하다”고 일방적인 메시지를 한국 기자들에게 전달하였다. 이러한 일방적 메시지는 한국 언론에 잘 반영되지 않았고, 결과적으로 관광객이 급격히 줄어드는 사태를 초래하게 된다.

이러한 일련의 사건과 연관시켜 그루닉 앤 헌트(Grunig & Hunt)(1984)가 제시한 PR의 네 가지 모델을 소개해볼까 한다. 네 가지 모델은 ① 1900년 이전에 시행한 언론대행술(Press Agentry/Publicity) 모델, ② 1900년에서 1920년 사이에 등장한 공공정보형(Public Information) 모델, ③ 1920년에서 1960년 사이에 실행된 쌍방 불균형(Two-way Asymmetric) 모델, ④ 1940년대 이후 본격적으로 발전된 형태의 쌍방균형(Two-way Symmetric) 모델이다.

우선 언론 대행술(Publicity Model) 모델은 정치인들이나 저명 인사들이 자신의 이름을 알리기 위해 하는 퍼블리시티(publicity) 활동을 말하는데, 이는 일방향 접근 방식이다. 그리고 공공정보형(Public Information Model) 모델 역시 일방향 접근 방식으로 주로 정부기관에서 일방적으로 국민에게 발표하는 정책 내용이 여기에 속한다. 쌍방향 불균형 모델(Two-Way Asymmetric Model)은 상호이해가 주된 목적으로 정보의 균형효과를 지닌 쌍방향 접근 방식이다. 쌍방향 균형 모델은 조직과 공중이 바람직한 관계를 맺기 위해 동시에 변해야 한다. PR활동을 통해 공중들이 변화하기를 바라면서 동시에 조직도 공중 즉 소비자의 요구에 적합하게 변화해가야 한다는 것이 그루닉 교수의 주장이다. 그는 쌍방향 균형 모델만이 PR업무 수행에 있어서 윤리적이라고 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이러한 네 가지 모델 중 괌 정부 당국은 그간 공공정보형 모델과 쌍방불균형 모델을 혼용한 PR활동을 하였으나, 뒤늦게 괌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는 지울 수 없다는 것을 인식하고 사태의 심각성을 감지한 괌정부 당국은 전문 PR대행사가 개입한 쌍방 균형(Two-Way Symmetric)모델 기법을 도입하기로 결정한다. 한국 언론과 국민들에게 일방적으로 메시지만 전달하려는 노력이 상대방을 변하게 하지 못한다는 것을 인식하고 상대방도 변하기 전에 나부터 변해야 한다는 극약처방을 강구한 것이다

괌 정부 산하기관인 괌 정부 관광청(Guam Visitors Bureau)의 한국 내 PR업무를 맡고 있었던 커뮤니케이션즈 코리아의 적극적인 개입이 결정되었고 본격적인 위기관리 PR 프로그램이 수립하여 사고 초기의 부정적인 언론보도의 톤을 바로잡는 본격적인 작업에 돌입하였다. 그리고 커뮤니케이션즈 코리아는 괌 주지사가 직접 방문하여 유족을 위로하고 정부 당국자와 대한항공 관계자를 만나는 적극적인 전략을 추천하였다. 주지사가 방한하여 유족들에게 행패라도 당할 가능성은 없는지 여러 가지 우려할 만한 사항들이 거론되었으나 커뮤니케이션즈 코리아는 주지사가 방한하여 희생자들의 영령 앞에 고개 숙이는 것이 한국인들의 정서를 이해한 최선의 자세임을 강조했다. 또 괌 주지사는 한국 기자들과 어울려 소주를 마시며 격의없는 대화의 자리를 갖고, 일간지에 조의 광고를 내는 등 쌍방향 대칭 모델에 근거한 프로그램들을 제시했다.

이론적으로만 접했던 쌍방향 대칭 모델이 실제 얼마나 성공적이었던가는 그 후 언론의 보도 내용이나 톤이 전과 많이 달라진 데서 극명하게 드러난다. 지금도 많은 기자들이 괌의 최고 당국자가 이태원에서 소주를 함께 하며 격의 없이 얘기를 나누었던 그때를 회고하며 쌍방향 커뮤니케이션 PR전략은 아주 성공적이었다고 언급한다. 쌍방향 대칭 모델에 근거한 PR프로그램의 실시는 실제적으로 괌의 위기 극복에 큰 도움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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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 김, 즉시 CNN을 켜 보세요. 대한 항공이 오늘 새벽 괌 공항 착륙 직전 니미츠힐에 추락하였습니다. 그리고 다음 조치를 상의하기로 합시다." 괌정부 관광청의 마케팅 부장인 필라 라구아나(Pilar Laguana)씨가 집으로 전화한 것은 새벽 3시 30분이었다.

사건의 개요는 “승객과 승무원 231명을 태우고 1997년 8월 5일 오후 8시 40분 서울을 출발 남태평양 괌으로 향하던 대한 항공 801편 보잉747 여객기가 6일 새벽 착륙을 앞두고 레이다에서 실종 괌 공항 인근 니미츠힐에 추락했다”는 것이다.

그로부터 2-3개월간 괌정부 관광청(Guam Visitors Bureau)의 한국내 마케팅 대표로서 밤낮을 가리지 않고 사후 수습에 많은 시간을 보냈다. 특히 괌 현지에서의 우리와의 업무처리 방식의 차이 때문에, 결국은 문화적인 가치관의 차이 때문에 일어나는 많은 일들이 사태 수습을 더욱 어렵게 만들었다. 예를들면 유족들이 괌에 도착했을 때 현장 보존을 위해 접근을 막으면 유족들로부터 아주 심한 반발을 받았다. 거의 모든 언론사 기자들이 괌에 특파되어 괌발 기사를 송고하는데, 이러한 문화적 갈등에 관한 많은 기사가 게재되었다.

내가 운영하는 PR전문대행사 커뮤니케이션즈 코리아는 사태수습을 위한 PR전략을 강구했는데, 괌 주지사가 직접 한국을 방문하여 유족을 위로하는 것만이 문화적 갈등을 해소시킬 수 있는 최상의 PR전략이라고 판단하고 주지사의 방한을 적극 권유하였다. 괌 주지사가 희생자들의 영령 앞에 고개 숙이는 것이 한국인들의 정서를 이해한 최선의 자세임을 제안하여 괌 주지사는 최종 방한 결심하게 된다.

그때 커뮤니케이션즈 코리아가 제시한 주요 PR전략은 구체적으로 다음과 같다.

(1) 주지사가 100일제를 위해 한국을 방문할 때 한국 관습에 따르라. 즉 영정을 모셔둔 88체육관에 가서 한국식으로 절을 하고 무릎을 꿇고 분향도 해서 넋을 잃고 있는 유족들을 위로하라. 서양인이 한국적인 가치관을 존중하여 한국식으로 절을 하면서 진심으로 위로할 때 그들의 괌 당국에 대한 분노는 줄어들 수 있다.

(2) 괌에서 취재하였던 약 50여 명의 한국 기자들을 이태원의 불고기 집으로 초청하여 같이 소주를 마시면서 면대면(face-to-face) 커뮤니케이션을 하라. 그렇게 되면 모든 기자들이 마음을 터놓고 쌍방향 커뮤니케이션(two-way communication)을 하게 될 것이다. 그때 괌 지사가 전달하는 메시지가 그대로 언론에 전달되어 기사로 반영될 것이다. (3) 100일제 되는 날에 주요 일간지에 전면(full-page) 조의 광고를 게재하라. "큰 슬픔을 치유하는 작은 위안이나마 되었으면"이라는 제목의 전면 조의 광고를 중앙, 조선, 한국, 동아 일보에 싣는다. 물론 광고내용은 다시 기사화한다. 그 결과 조선일보 1997년 9월 24일자 31면에 다음과 같은 기사가 실린다.

“22일 방한한 구티에레즈 괌 지사는 24일자 주요 일간신문에「큰 슬픔을 치유하는 작은 위안이나마 되었으면」이라는 제목의 전면 광고를 내고 지난달 6일 괌에서 발생한 대한항공 추락사고 희생자와 유족을 애도했다. 15만 괌 주민을 대표한 이 광고에서 그는『괌에 사는 누구나 간단한 한국어 인사말 정도는 할 수 있을 만큼 다정하게 지냈기에 슬픔은 더 크고 깊다』며 희생자 추모공원 조성 계획 등을 밝혔다.괌 관광청 홍보대행사인 커뮤니케이션즈 코리아 관계자는 『사고 이후 한국인 관광객이 줄어드는 등 괌의 관광업계가 여파에 시달리고 있다』며 『마침 희생자들의 49재에 맞춰 지사가 방한, 조의를 표시하기 위해 광고를 냈다』고 말했다.”

(4) 괌정부 관광청(Guam Visitors Bureau)은 희생자 추모비를 사고지역 근방에 세우겠다는 계획을 발표하고 괌 정부가 괌 공항의 안전성만을 내세우면서 괌 정부는 책임이 없다는 것을 강조하여 한국 국민들에게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는 인상을 준 것을 지운다.

(5) 한국 신혼 여행객들이 괌 관광 제일의 고객이기에 100일제 후 괌을 방문하는 50쌍의 신혼여행객들을 괌 주지사 관저에 초청, 식사와 여흥 프로그램을 제공하여 새로이 부상하는 괌의 신혼 여행지로서의 이미지를 부각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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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뮤니케이션즈 코리아의 김경해입니다. 큰생각과 큰PR을 위한 이야기들을 나누어 보겠습니다. by 김경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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