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에도 원조가 있다
우리는 길을 가다 원조라는 간판을 내건 음식점들을 많이 본다.
PR에도 원조가 있다. 다름 아닌 선전(Propaganda)이다. 음식과 마찬가지로 PR의 원조인 선전은 이 시대에는 걸맞지 않는 그 옛날의 것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PR과의 차이점과 공통점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흔히 많은 사람들이 PR, 광고, 선전, 홍보를 같은 뜻으로 이해한다. 심지어 홍보실, 선전실, 광고과, 광고 선전과, 공보과 등 각 기관이나 단체의 PR을 담당하는 부서의 명칭을 살펴보며 PR이란 개념이 얼마나 다양하게 쓰여지고 있는가를 알 수 있다. 이들은 사람들에게 뭔가를 알리다는 뜻으로 한묶음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이들은 목적이나 하는 일이구별된다. PR은 조직이 공중들과 바람직한 관계를 맺기 위해 벌이는 활동이나 선전은 많은 사람들에게 조직이나 개인의 이념, 주장을 전파하는 것이다. 선전은 주로 정치, 종교적 영역에서 이루어지는 커뮤니케이션으로 메시지를 전파하여 사람들의 생각이나 행동을 변화시키기 위한 것이라면 PR의 목적은 물건을 팔거나 이념을 전파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과 좋은 관계를 맺는 것을 주목적으로 한다.
선전 하면 대표적으로 나치스가 연상된다. 이들이 사용한 짧고 단순한 슬로건, 심벌, 대중시위, 또는 영화나 음악 등 각종 선전은 대중의 의견과 행동의 통일을 위해 일방적으로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다. 이에 반해 PR은 공중들과의 대화를 추구한다. 일방적인 메시지 전달에 그치지 않고 공중의 의견을 조직 안으로 끌어들이는 것이 필수적이다. PR의 가장 중요한 임무 가운데 하나는 어떤 문제에 대해 공중들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를 확인하고, 그들의 바람에 맞게 조직의 정책을 변화시키는 것이다. 눈앞의 이익 손실을 감수하고서라도 좋은 평판을 얻기 위해 메시지를 보내는 것뿐만 아니라 밖의 메시지를 받아들이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또 선전은 설득을 위해서라면 무엇이든지 한다. 파괴적인 주장도 걸러내지 않은 채 비윤리적인 메시지를 전달하기도 하지만 PR은 공중의 바람이나 사회적 기준에 부합하며 윤리적인 제약을 크게 받는다.
그러나 아직도 정치캠페인 등에서는 여전히 널리 쓰이고 있는 다음의 선전기법들을 살피는 것은 PR의 뿌리를 더듬어보는 의미 있는 일이 될 것이다.
(1) 이름붙이기(name calling)
어떤 사람이나 조직, 사상, 제품을 나쁜 것으로 몰아붙이기 위해 이름을 붙이는 수법이다. 정부가 반공의식을 고취시킨다는 정치적 목적에서 ‘빨갱이’는 ‘공산당’ 이라는 식으로 이름붙인 것을 예로 들 수 있다.
(2) 화려한 추상어(glittering generality)
상품광고에서 널리 쓰이는데, 그럴 듯한 말로 받아들이기 쉽게 하는 것이다. 예를들어 식품이나 세제에 ‘천연’이니 ‘무공해’니 하는 추상어를 사용하는 것을 들 수 있다.
(3) 연상적 전이(transfer)
널리 인정받고 있는 권위나 명성을 빌려오는 기법이다. 예를들면 대통령 선거 후보자가 외국의 저명인사와 인터뷰하는 장면을 찍어 전파함으로써 그 저명인사의 권위나 명성과 함께 대통령 선거 후보자를 연상하도록 하는 것이다.
(4) 증언기법(testimonial)
대리인으로 하여금 좋다거나 나쁘다는 증언을 하는 기법이다. 상품광고에 유명한 인물이나 소비자를 등장시켜 제품의 특성을 증언하는 예를 볼 수 있다. 이는 광고에서의 정보원의 신뢰도(source credibility)와 관련지어 생각해볼 수 있는데, 정보원이 신뢰도를 지닌 오피니언 리더(opinion leader)인 경우 사람들이 이를 쉽게 인지, 수용한다는 것이다.
(5) 서민흉내(plain folks)
선거 캠페인에서 널리 쓰이는데, 후보자들이 수수한 차림으로 시장의 아낙네와 같이 이야기를 나누기도 하고 극장에 가서 일반인 학생과 어울려 햄버거를 먹으며 영화를 보는 것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한때 우리 정치캠페인 슬로건 중의 하나였던 ‘보통사람’은 이 기법을 이용한 것이다.
(6) 카드술수(card stacking)
카드놀이에서 술수를 부리듯 유리한 것만 채택하고 불리한 것은 버리는 것이다. 언론보도 등에 난 긍정적 기사만을 모아 스크랩해서 배포한다든지 하는 식의 예를 들 수 있다.
(7) 대세편승(bandwagon)
밴드웨곤은 축제행렬의 앞에서는 연주마차를 가리키는데, 이는 군중심리를 이용한 선전기법을 뜻한다. 대중은 고립을 두려워하여 모든 사람이 받아들이는 생각이나 행동을 따르기 때문에 대세에 호소하여 판세를 유리하게 만드는 것이다. 선거전 등에서 전세가 불리함에도 마치 승리를 눈앞에 둔 것처럼 확대 과장하는 것도 이러한 선전기법에 바탕한 것이다. 그러나 현대 PR은 선전기법의 비윤리적인 측면을 완전히 배제하고 있다.
위에서 살펴본 선전기법은 어디까지나 특정한 상황에서 부분적으로 활용될 수 있는 설득기술이 될 수는 있지만 결코 PR 그 자체가 될 수 없다는 것을 PR 전문인들은 명심해야 한다. 공중과 함께 나도 변화하여 우리가 몸담고 있는 주위 환경 전체를 발전시키는 것이야말로 PR이 추구하는 길이기 때문이다. 원조는 어디까지나 원조일 뿐이다.
성경의 마태복음 3장에는 세례요한이 예수님이 오실 것을 예언하면서 예수님에게 직접세례를 주는 내용이 나와 있다. 3장 11절은 다음과 같은 내용이다. “나는 너희로 회개케 하기 위하여 물로 세례를 주거니와 내 뒤에 오시는 이는 나보다 능력이 많으시니 나는 그의 신을 들기도 감당치 못하겠노라. 그는 성령과 불로 너희에게 세례를 주실 것이요.” 예수님 오실 것을 미리 널리 알린 세례 요한의 전령사적인 활동은 PR측면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미국PR회사 칼 바이어(Carl Byoir)사의 피터 오스굿(Peter Osgood)사장은 말하고 있다. 그는 또 미국의 투루먼과 닉슨 대통령은 지방 나들이 할 때 미리 선발대를 그곳에 보내 분위기를 고조시켜 놓은 뒤 나타나곤 했는데 이는 바로 바빌로니아, 그리스, 로마의 정치인들에게서 배운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우리의 선거 유세장에서도 마찬가지다. 찬조연사들이 분위기를 잔뜩 고조시킨 후 절정의 순간에 후보자가 나타나면 훌륭한 효과를 거둘 수 있다.
독일의 히틀러가 군중들을 사로잡기 위해 미리 선발대를 보내 음악과 구호와 연설로 분위기를 완전히 잡은 후 헬리콥터를 타고 하늘에서 막바로 연단근방으로 내리게 되면 군중들은 미치지 않을 수가 없었던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와 같이 곧 나타날 주인공에 대해 효과적으로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은 아주 오래된 선전기법중의 하나이다. 정부 부처의 장관들이 기자들과의 오찬이나 저녁자리에 나타나는 방식도 천차만별이다. 미리 대변인이나 관련국장을 약속 장소에 내보내 기자들과 어울려 얘기하게 한 후 마지막에 나타나는 장관들은 먼 옛날 바빌로니아 관료들의 수제자인 셈이다.
방어적 PR보다는 화제(Talking Points)개발을
IBM의 언론훈련시의 일이다. IBM 중역들을 위해서 커뮤니케이션즈 코리아가 언론인 특성을 포함한 언론인 접촉시 기본적인 do's(해야할 것), don'ts(피해야할 것) 및 위기관리, 미디어인터뷰 등의 교육 프로그램을 실시한 적이 있다. 최근 이러한 언론훈련 요청이 부쩍 늘어나고 있는 것은 주목할 만한 일인데 그만큼 언론과 PR의 중요성을 인식한 결과라고 생각한다.
흔히 정부기관, 기업체에서는 어떤 것에 대해서는 기자들에게 얘기하지 말라는 식의 방어적 PR을 주로 하고 있으나, 나는 IBM의 직원들이 기자에게 적극적으로 얘기할 내용을 자체적으로 개발하여 활용하고 있는 것을 보고서 PR측면에서 큰 감명을 받은 적이있다.
언론훈련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얘기해야 할 내용을 개발하고 전직원이 적극적으로 그것을 얘기해야 한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즉 대부분의 사람들이 소프트웨어 판매실적이 마이크로소프트사가 1위인 줄 알고 있다. 그러나 실제는 IBM이라는 사실이다. 이 경우 숫자적인 자료를 전직원에게 나누어주어 기자들을 만날 때 이런 사실을 알려주는 것이다. 이런 화제거리를 전 직원이 갖고 있다면 전 직원이 PR요원이 되는 적극적인 PR활동을 수행 할 수 있는 것이다.
핵심메시지(Must Air)를 준비하라
흔히 위기발생시 혹은 주요 사건과 관련하여 최고 책임자들이 TV생방송에 출연하는 경우가 많다. 그때 최고책임자가 당황하여 꼭 전달해야 되는 메시지를 전달하지 못할 경우 그 조직이나 회사는 심각한 이미지 손상을 입게 된다. 이런 경우 PR부서에서 준비하는 꼭 전달해야 되는 메시지를 "머스트 에어(Must Air)"라고 얘기하고 있다. Air의 뜻이 공기도 있지만 메시지라는 의미도 있기에 "꼭 전달해야만 되는 메시지(Key Message)"를 의미한다. 특히 위기상황에서 방송출연을 위해 방송사까지 가는 차 안에서라도 이 머스트 에어(Must Air)는 꼭 숙지하여 TV인터뷰에서 간결하게 또박또박 "머스트 에어"를 전달해야 한다.
대개 최고 책임자들은 해당 사안에 대해서 자세한 내용은 다 모르더라도 뼈대는 알고 있기에 쉽게 시청자들에게 설명할 수 있는 것이다. TV방송이라는 특수 상황을 감안하여 평이한 말로 쉽게 설득력 있는 메시지를 전달하면 위기관리나 이미지 제고 측면에서 큰 효과를 볼 수 있다.
머스트 에어는 보통 2-3개 정도가 좋다. 너무 많은 주요 메시지를 말하게 되면 독자는 쉽게 다른 곳으로 관심을 돌릴 수 있기에, 주요 메시지 2-3개를 중심으로 원고를 읽지 않고 머리 속에서 정리해서 차분하게 설명해야 한다. 부시 부통령 시절 미국 최고의 앵커맨중의 한 사람인 댄 레이더와의 한판 승부는 부시가 명확한 "머스트 에어"를 갖고 있었기에, 또 사전에 치밀한 준비가 있었기에 부시가 대통령이 되는데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다. 따라서 방송출연 교섭이 들어오면 "머스트 에어"개발에 힘써야 하며, 일단 주요 메시지의 방향이 잡히면 몇 번이고 자연스럽게 말할 수 있을 때까지 연습해야 한다. 똑같은 메시지를 전달하더라도 전달하는 자의 표현기술에 따라 시청자들이 받아들이는 정도는 아주 차이가 많기에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한다.
미리 써온 것을 그대로 읽는 것은 효과가 적다. 제목 정도만 다시 확인하면서 시청자들을 주시하면서 힘있게 메시지를 전달할 때 호소력이 커진다. 준비해온 것을 그대로 읽게 되면 시청자들은 최고경영자가 하고 있는 말이 그 자신의 확고한 생각이라기보다는 홍보실 직원이 써준 것을 그대로 읽는 별로 책임감이 없는 최고경영자라는 이미지를 주게 된다. 즉 PR부서에 있는 직원은 TV에 출연하는 경영진에게 요점을 적어주되, 그 내용을 그대로 읽지 않고 그 요점만을 직접 생각해내면서 설득력있게 말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머릿글에 주목하라
보도자료 배포시 가장 신경을 써야할 부분은 기자들이 보도자료에 대해 신뢰성을 갖게 하는 것이며 그 내용이 항상 뉴스성이 있다고 느끼게 만들어주는 것이다. 덧붙여서 전문(lead paragraph)을 간결하고 명확하게 작성하므로써 시선을 끌어야 한다.
기자들은 훌륭한 전문(lead) 하나를 작성하기 위해 상당히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 심지어 자동차를 운전하다가도 전문만 생각하다 사고가 나는 경우도 보았다. 기자들은 훌륭한 전문을 작성하기 위해 피나는 노력을 하고 있는데 우리 PR인들은 어떠해야 하는가? 기자들의 시선을 끌 수 있는 보도자료를 작성하기 위해서는 기자들보다 더 많은 노력을 해야 한다.
한편 보도자료 작성시 직장 상사를 의식해서 보도자료를 만들지 말라는 원칙이 있다. 보도자료의 최종 수요자는 기자이기에 기자들이 훌륭한 보도자료라고 생각하게끔 작성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보도자료 내용이 객관성이 있는 뉴스가치가 포함되어 있어야 하고, 형용사나 부사를 많이 사용하여 과장된 듯한 느낌을 주거나 고유명사를 전문에 많이 쓰는 것도 좋지 않다. 그리고 보도자료의 첫 문장에서부터 복잡한 고유명사를 사용하면 거부반응을 갖기 쉽다. 일반적인 보통명사로 요약한 후 두 번째, 세 번째 문단으로 내려가서 고유명사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미국에서 성공한 한국 언론인 중의 한 분이 이경원씨이다. 그는 캘리포니아주의 수도 세크라멘토(Sacramento)에서 발행되는 Sacramento Union지의 탐사부장(investigative editor)으로서 캘리포니아주 의회의 부패상을 시리즈로 기사화해서 퓰리처상과 맞먹는 상을 수상한 바 있다.
그 이경원씨에 대해 전 코리아헤럴드의 곽효석 해설위원이 쓴 “이경원은 미국에 간 첫날 무척 많이 울었는데 향수 때문이 아니고 bubbling pain(부글부글 끌어오르는 고통)때문이었다.”라는 전문은 많은 것을 시사하고 있다. 대개의 경우 동양인이 미국간 첫날은 문화적인 충격이나 향수 때문에 울 수 있으나 여기서는 “bubbling pain"라고 하여 우선 호기심을 끌고 계속 읽어내려가지 않을 수 없게 유도하는 것이다. 그 다음 문단에서 이경원씨는 호텔 체크인하는 곳에서 배가 아파서 알카-셀저(Alkar-Seltzer)라는 알약을 얻는다. 알카-셀저는 컵에 물과 함께 넣어서 거품이 다 빠지게 한 후 먹는 것이지만 이것을 모른 이경원씨는 그냥 알카-셀저를 입에 넣고 물을 삼킨 것이다. 그러니 뱃속에서 거품이 부글부글 끌어오른 것이다. 한국 촌사람이 미국 신대륙에 가서 처음 겪는 문화적인 충격을 이렇게 잘 묘사하였다. 이 얼마나 섹시한 전문인가?
한편 PR회사의 경우 외국에서 온 보도자료를 그냥 우리말로 번역만 해서 신문사에 배포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렇게 몇 번만 하게 되면 그 회사에서 오는 보도자료 이메일은 그냥 삭제 대상이 된다. 한국 기자들이 어느 부분에 관심이 있겠는가를 미리 짐작해서 거기에 맞게 다시 보도자료를 작성하며 가능한 한 한국과 관련 있는 부분을 리드문으로 다시 작성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세계의 유명한 주간지, 격주간지, 월간지(Time, Newsweek, Business Week, Forbes, Economist, Fortune 등)등을 읽을 때 정보를 얻고 또 영어공부도 할 수 있겠지만 전문을 관심있게 본다면 보도자료 작성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보도자료가 작성되면 이 보도자료와 다른 보도 자료를 포함하는 프레스 킷(Press Kit)을 준비한다. 프레스 킷에는 background information, fact sheet, 과거의 기획기사, 연차보고서 등 회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자료를 포함시킨다. 보도자료의 배포는 각 매체 카테고리별로 개발된 미디어 리스트를 참고 하면 된다.
한편 보도자료 전문(lead)이 잘 쓰여지지 않으면 기자의 주목을 받지 못하는 것과 관련하여 Zapping과 Zipping이 있다. TV를 시청하던 중 광고가 나오면 리모콘으로 다른 채널을 돌려버린다든지 녹화된 필름을 보던 중 광고물이나 흥미없는 부분이 나오면 빠른 속도로 지나가게 하는 Zipping이 있다.
광고에 대한 호의적 태도는 상표태도의 형성 이외에 광고를 보는데 소요된 시간에도 영향을 미친다. 즉 광고에 대한 호의적 태도는 광고물을 보는데 소요하는 시간을 증가시킨다. TV를 시청하는 소비자는 두 가지 수단을 이용하여 광고물을 보는 시간을 통제할 수 있다. 그 중 하나는 소비자가 TV를 시청하던 중에 광고가 나오면 리모트 컨트롤을 이용하여 그대로 다른 채널로 돌리는 Zapping이며, 또 다른 하나는 비디오 녹화필름을 보던 중 흥미없는 부분을 빠른 속도로 지나가게 하는 Zipping이다. Olney, Holbrook, and Batra가 수행한 한 연구에서 프라임타임(prime-time)의 TV프로에 등장하는 150개의 광고를 녹화하였다.) 실험참가자들에게 75분 동안 146개의 광고를 시청할 기회를 준 다음, 그들이 광고를 시청하는 데 보낸 시간을 기록하였다. 이와 함께 광고물의 내용과 정서적 소구에 대하여 별도로 평가하도록 하였다. 이 연구결과에 의하면 광고를 보면서 소비자가 느낀 즐거움(pleasure)과 환기수준(arousal)이 증가함에 따라 Zipping과 Zapping이 감소되었다. 이와 비슷한 결과로 광고물의 내용이 즐거움을 주는 것으로 생각된 때, 즉 광고에 담겨진 사실들과 이의 독특성이 호의적으로 받아들여질 때 Zipping과 Zapping이 감소되었다. 이러한 연구결과가 시사하는 바는 마케터들은 자사 제품광고에 대한 Zipping과 Zapping을 감소시키기 위해 긍정적인 정서를 불러일으키고 광고에 담겨진 사실을 호의적으로 볼 수 있도록 광고를 개발해야 한다는 것이다.
Zipping과 Zapping에 대한 연구결과에서도 나타나듯이 훌륭한 전문을 작성하는 것이야말로 바쁜 기자들의 관심을 끌 수 있는 관건임을 알 수 있다. 기자들의 주의를 불러일으키는 전문 작성이 보도자료의 핵심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오보발생을 사전에 막아라
영문 보도기사 작성요령에 ‘우리는 파업할 의사가 없다’를 ‘We do not intend to strike'로 쓰지 말고 ’We don't intend to strike'로 쓰라고 권하고 있다. 즉 마감 시간에 쫓기는 기자들에게 보도자료를 주기 때문에 기자가 do not 이라고 띄어 쓰게 되면 not을 놓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don't로 줄여 쓰라는 것이다. 일단 기사가 잘못 나가게 되어 오보가 되면 정정기사가 나간다 하더라도 크게 잘 눈에 띄지 않기에 그 피해는 상당히 커지기 때문에 오보 발생을 사전에 막아야만 한다.
처음 기사가 나갔을 때의 기사의 크기와 오보 정정 보도 기사의 크기는 비교될 수가 없다. 그리고 파업할 의사가 "있다", "없다"는 완전히 정반대의 입장으로 1-2일 후에 정정란에 조그마하게 잘못된 기사가 바로잡혀 보도된다 하더라도 눈에 잘 띄지 않을 경우가 많을 뿐 아니라 눈에 띈다 하더라도 처음의 잘못된 내용이 독자들에게 지속적인 인상을 주기 때문에 오보 발생을 사전에 막는 것은 PR실무자들에게 아주 중요한 것이다.
아주 상식적인 얘기지만 보도자료와 배경자료(background information)를 빈틈없게 준비하여야 한다. PR 회사를 운영하면서 세계적인 기업의 회장, 사장 등의 기자회견을 준비할 대 벌써 한두 달 전부터 자료 준비에 들어가고 몇 번 팩스로 본사의 PR팀과 PR 회사간에 자료를 교신하면서 계속 손질을 하여 최종본을 만들게 된다. 그때 예상되는 질문과 각 질문에 대한 답변까지도 미리 준비하게 된다. 그리고 not는 인터뷰 당하는 사람이 가끔 놓칠 수도 있기에 모두 대문자의 볼드체로 쓰되 밑줄까지 그어서 절대 놓치지 않게 하기도 한다. 어떤 꼼꼼한 사람은 보도자료를 읽을 때 아예 숨쉬는 곳까지 미리 정해 두기도 한다. 준비는 아무리 꼼꼼해도 지나치지 않는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질문에 대한 대답을 할 때 장황하고 설명해서 최종적으로 결론을 내리는 경우가 많은데 먼저 결론을 내리고 거기에 대한 간단 명료하게 설명하는 것이 좋다. 특히 TV나 라디오 인터뷰에서는 더욱이 결론을 미리 내리고서 설명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인터뷰 당하는 사람이 인터뷰 도중 전화를 받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런 경우 기자와 혼선(miscommunication)이 가장 잘 생길 수 있다. 기자와 인터뷰하는 시간 동안은 전화를 차단하고 인터뷰에만 몰두하는 것이 오보를 막는 지름길이기도 하다.
전문용어를 쓰지 않고 쉬운 말을 동원하는 것도 오보를 막는 하나의 좋은 방법이다.기자는 항상 마감시간에 쫓기기에 전문용어를 다 이해한 후 반드시 기사를 쓴다고 볼 수가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가능하면 마감시간에 쫓기지 않게 인터뷰 시간과 날짜를 정한다. 그리고 대상매체를 동시에 불러서 자료를 배포하고 설명을 해주는 것이 좋다. 같은 매체인데도 시간을 달리해 여러 번 만난다면 시간이 낭비될 뿐만 아니라 메시지가 다르게 전달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일간지일 경우 제일 먼저 나오는 가판 신문을 구입해서 인터뷰 내용을 확인하고 오보가 있으면 다음판부터 정정할 수 있게 조치를 취하는 것이 좋다. 실제 가판은 많은 부수가 인쇄되는 것이 아니기에 가판에 오보가 나가더라도 큰 영향은 없지만 마지막 집으로 배달되는 신문에 오보가 실린다면 그 타격은 너무나 크기 때문이다.
또 평소에 담당기자와 우호적인 관계(ally-building)를 유지해오게 되면 서로 커뮤니케이션이 잘 되어 오보의 가능성이 줄어든다. 기자의 질문에 대해 추측(speculation)성의 답변은 아주 위험하고 오보가 나올 가능성이 많다. 모르면 분명히 무른다고 얘기해야지 애매모호하게 설명하다 참석기자들마다 자기 나름대로 해석할 수 있는 답변을 해서는 곤란하다.
중대한 오보는 추가 해명자료를 내고 정정보도를 요구하는 것이 좋고 또 고쳐지지 않을 때는 언론중재위에 제소도 해야겠지만, 정정보도의 효과는 아주 미미한 것이 사실이기에 사전에 막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그리고 조그마한 기자의 실수나 하찮은 오보에 대해서까지 일일이 기자에게 전화를 걸어 정정을 요구하게 되면 그 이후로 원만한 관계 유지가 어렵다. 소 잃고 외양간을 고쳐서는 별 소용이 없기에 사전에 오보가 발생하지 않게 치밀한 준비를 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부정적인 기사에 효과적으로 대처하라
내가 1970년대 초반에 로이터통신의 서울 특파원으로 근무하면서 UN군과 북한군 사이에 개최되던 군사정전위(MAC)의 회의나 활동을 취재하기 위해 한 달에 한 번 정도 판문점을 찾았다. 회의가 열리는 동안 나와 마찬가지로 취재를 위해 판문점에 나온 북측 기자들과 만날 수 있는 기회가 비교적 많았다. 6.25전쟁이 끝난 후 20여 년간 체재와 이념, 그리고 너무나 판이한 문화 속에서 서로 다르게 생활해왔던 터라 지척간에 얼굴을 맞대고도 자연스런 대화를 나눌 수가 없었다. 그러나 이러한 어색하고도 숨막히는 상황에서도 여러 번 만나 서로 알게 되자 가볍게 인사도 나누게 되고 점차 마음이 통하는 자연스런 대화도 나눌 수 있게 되었다. 한국의 언론인들과 외국 기업의 대표자와의 관계 및 상황도 이와 다르지 않다.
언론에 갑자기 자사에 관해서, 혹은 제품이나 서비스에 관해 부정적인 기사가 게재되었을 경우를 예로 들어 보자. 부정적인 보도로 인해 회사의 이미지가 심각하게 손상되었거나 제품의 판매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기사일 경우 적절한 대응을 하지 않으면 안 된다. 기사내용에 애매모호한 표현이 있다거나 잘못된 부분이 있을 때는 무엇보다 먼저 반론을 위한 객관적이고 사실적인 자료를 수집하고 정리해야 한다. 그리고 난 이후 준비된 자료를 근거로 그 기사를 작성한 담당 기자나 데스크, 필요한 경우에는 편집국장에게 잘못된 부분을 명확히 지적하면서 자신의 주장을 전달하거나, 실제 상황을 설명하는 공식적인 서한을 보내야 한다. 신문사를 방문해서 난장판을 벌이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정중하고 격식을 갖춰 합리적으로 접근하게 되면 좋은 방안을 찾을 수 있다.
그리고 한국에는 언론의 잘못된 보도로 개인의 프라이버시나 기업의 이익을 침해받았을 경우 이의 구제를 위해 언론중재위원회를 두고 있다. 따라서 부정적으로 보도된 기사가 명백한 오보일 뿐 아니라 그 기사로 인해 비즈니스를 더 이상 진행할 수 없을 정도로 막대한 피해를 입게 되었다면 언론중재위원회에 제소하여 사과문이나 정정보도를 이끌어 내야 한다. 그래야만 루머의 확산을 막고 소비자에게 잘못 인식된 부정적 이미지를 바로잡을 수 있다.
그러나 상황이 그리 심각하지 않을 경우에는 항의문이나, 언론중재위의 제소 대신 그 문제의 기사를 작성한 기자를 직접 만나 차분하고 이성적이며, 객관적으로 해결하려는 노력이 더 유용하다. 왜냐하면 잘못된 기사를 바로 잡는 기사는 게재되도록 하는 것도 쉽지 않지만 만약 게재되어도 독자들의 눈에 잘 띄지 않는 곳에 통상 게재될 뿐 아니라 언론중재위의 중재는 빨라도 수개월이라는 많은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기자를 직접 만나 회사의 상황을 보다 잘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함으로써 부정적 기사를 작성한 기자의 시각을 바꿔줄 수 있다. 물론 기자가 즉시 태도를 바꿔 회사에 대한 긍정적 기사나 우호적 기사를 즉시 게재해줄 것이라고 기대하기는 힘들다. 그러나 후속 기사를 막을 수 있고, 향후의 부정적 기사를 방지할 수도 있다. 뿐만 아니라 이러한 기회를 통해 만나게 된 기자와는 상호이해를 통해 쉽게 친구가 될 수도 있다. 공통의 관심사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의견을 나눈 사람들은 더욱 쉽게 친밀한 관계로 발전할 수 있고 오히려 우호적 관계를 더욱 돈독히 할 수 있는 좋은 기회로 활용할 수도 있다.
이와 함께 부정적인 기사를 작성했던 기자를 보도자료의 주요 배포자 명단에 포함시켜 지속적으로 정보를 제공해주는 것이 좋다. 보도자료나 특집기사가 될 만한 정보를 계속 제공함으로써 그 기자를 통해서 우호적 보도를 유도해낼 수도 있다. 그리고 만약 한국의 언론인을 본사로 초청해서 당신 회사의 모든 것을 보여줄 수 있는 미디어 팸 투어(Media Fam Tour)가 가능하다면 그 기자를 초청해서 당신이 특별히 관심을 두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도 필요하다. 이때에는 많은 예산과 시간을 투자한 만큼 초청한 기자들을 당신 회사의 팬으로 만들 수 있도록 출발 전후에 철저한 준비와 전략을 마련, 시행해야 한다.
한편 부정적 기사가 보도된 배경에 대한 내부적인 조사를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그래야만 이러한 부정적 언론 보도를 미리 막을 수 있다. 기자는 정보도 없이 추측하여 기사를 작성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당신의 경쟁사가 어떤 일을 꾸민 것은 아닌가? 기자가 개인적인 편견을 갖고 있는 것은 아닌가? 기자가 취재를 위해 회사에 직접 찾아 왔거나 전화를 걸었을 때 직원 중 한 사람이 잘못된 답변을 하여 이러한 잘못된 기사가 게재된 것은 아닌가? 어떤 불순한 목적을 가진 사람이나 집단에 의한 흑색 루머가 돌고 있지는 않은가? 내부적 문제인가? 여러 가지 가능성이 있을 수 있다. 따라서 어떤 경로를 통해 기자가 정보를 획득했는가의 조사를 통해 앞으로의 이러한 불행한 사태를 미연에 방지할 수도 있고, 주요 원인을 규명함으로써 효과적인 사후대응도 가능해진다.
자사와 관련하여 부정적인 기사가 언론에 게재되었을 때 유의해야 할 사항은 또 있다. 부정적인 기사와 관련하여 해결방안을 모색할 때 담당기자와 우선 접촉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점이다. 담당기자를 무시한 채 그 기자의 직속 상관이나 데스크를 찾아가 잘잘못을 따지려 하거나, 그 담당기자를 만났을 때 만약 당신이 그 언론사의 최고 위치에 있는 사람을 설령 알고 있더라도 그 사실을 밝히지 말아야 한다. 왜냐하면 기자들은 자기의 기사에 최종적인 책임을 질 뿐 아니라 당신이 담당기자보다 높은 위치에 있는 실력자를 통해 간접적인 영향을 행사하려 한다는 생각을 갖게 되면 더욱 불행한 사태가 벌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부정적인 기사가 게재되더라도 결코 당황하거나, 이성을 잃은 행동을 해서는 안 된다. 부정적인 상황을 해결할 수 있는 PR활동이 얼마든지 있다. "전화위복"이라는 격언이 주는 교훈처럼 불행을 기회로 전환시킬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는 것이 더욱 현명한 방법이다.
기자는 모든 것을 다 안다?
저널리즘(journalism)의 대응하는 말은 아카데미즘(academism)이다. 저널리즘과 아카데미즘의 차이점은, 오랫동안 아카데미즘의 경우 인류학을 연구해온 학자가 내일 당장 정치학 논문을 쓸 수 없으나, 십 년 동안 사회부에서 일한 기자가 내일 당장 정치부로 발령이 나면 당장에라도 정치부 기사를 쓸 수 있어야 하고 또 쓰게 된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즉 기자들은 어느 한 분야에 대해 학자처럼 깊이 있게는 모르지만 전반적인 문제점과 문제의 핵심을 정리, 요약, 분석해서 좋은 기사를 쓸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대부분의 취재원들은 기자는 모든 것을 다 아는 사람이라고 잘못 알고 있는 경우가 많다. 이와 관련하여 전문 분야에 대한 경우 '전문용어(jargon)'로 설명하지 말고 "평상적인 언어(lay language)"로 설명해 주라는 PR의 원칙이 있다.
커뮤니케이션즈 코리아가 차세대 전투기 사업 경합에서 F-16의 제너럴 다이나믹스 (G.D.)사를 위해 3년간 PR을 대행할 때의 일이다. G,D.의 한국 주재 임원이 F-16은 쏘나타, F-18은 그랜져, F-16은 120, F-18은 80, F-16은 미공군의 주력기, F-18은 미 해군의 주력기, 또 F-16은 2, F-18은 1 즉 2:1 작전이라는 쉬운 말로 그 차이점을 설명해 준 적이 있다. 즉 F-18은 가격이 비싸니 정부의 예정된 예산으로 80대 구입이 가능하나 F-16은 120대 구입이 가능하고, F-16은 미공군의 주력기인 반면 F-18은 미해군의 주력기이기에 항공 모함에서 뜨고 내려야만 하고, F-16은 120대에다 기존 한국에 들어와 있는 F-16 40대의 전투기를 차세대 전자 장비로 승격시켜 주겠다는 얘기이니 120 + 40대 즉 160 대의 방위력이 생기나 F-18은 80대이니 2:1 작전이라는 것이다.
그때 F-16, F-18을 전투기 관련 전문용어(jargon)만 동원하여 어렵게 설명했더라면 기자들은 관심을 갖지 않았을 것이다. 물론 쉽게 설명해 준 후 더 전문적인 얘기를 원하는 기자에게 부연해서 설명해 줄 수 있다. 그러나 처음부터 전문적인 용어만 사용해서 설명한다면 기자들의 관심을 끌 수 없을 것이다. 그리고 흔히들 범하는 실수 중의 하나가 평소에 쓰는 전문 용어들을 기자들 앞에서 그대로 사용하여 기자들을 당황하게 만드는 것이다. 전문용어를 쓰더라도 그 의미를 덧붙여 쉽게 설명하면서 브리핑이나 기자회견을 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기자는 처음부터 모든 것을 다 알고 있을 것이라는 착각에 빠져 전문용어를 사용하는데 결국 그 보도자료나 기자회견은 실패로 돌아가게 된다. 그래서 저널리즘(journalism)에 종사하는 사람들을 저널리스트(journalist)라고 구분하여 얘기하는 것이다. 저널리스트는 대개 중학생 수준 정도의 평균 독자층을 대상으로 알기쉽게 사실을 전달하는 글을 쓰게 된다. 기자가 저널리스트라는 사실을 제대로 인식하고 있다면 기자가 설명자료 없어도 기사를 쓸 수 있고 전문용어를 사용하여 어렵게 설명해줘도 다 이해할 수 있다는 착각에서 벗어날 수가 있는 것이다. 저널리스트인 기자와 PR 실무자의 상호관계를 보통 악어와 악어새의 관계에 재미있게 비유하기도 하는데, 악어가 악어새를 모르고 악어새가 악어를 몰라서야 되겠는가. 저널리즘과 저널리스트에 대한 기초적인 이해는 필수이다.
특정매체에 특종을 주지 마라
특정 이슈에 대해 한 언론사에서 기사화하여 곧 특종기사(Scoop)가 나리라는 정보를 얻게 되면 거꾸로 보도자료를 만들어 전 언론사에 배포하라는 PR원칙이 있다. 이 원칙은 특정 언론사가 특종을 하게 되면 특종 대상이 된 그 회사나 단체, 기관은 특종을 하지 못한 다른 언론사들로부터 큰 소용돌이에 휘말리게 되기에 특종은 가능한 한 나지 않도록 해야 하는 것이다. 갈수록 경쟁이 치열해지는 언론상황에서 특정 신문이 어느 부처나 회사에 대해 특종을 했을 경우, 특종을 하지 못한, 이른바 낙종을 한 기자들은 언론사 내부에서 면목을 잃게 되고 입지가 곤란해진다. 결국 체면을 세울 수 있는 기사를 발굴(?)해내야 하기 때문에 자연 부처나 회사에는 문제의 소지가 많은 기사가 여기저기에서 걷잡을 수 없이 마구 터지는 사태를 초래하게 된다.
특히 장관이 새로 취임했을 때 '애드벌룬(ad balloon)'을 띄우는 경우가 있다. 애드벌룬은 대개 판촉활동을 목적으로 하는 광고용 풍선을 뜻하지만, 여기서는 새로 취임한 장관이 평소 장관이 된다면 이런저런 정책을 펴겠다는 소신을 갖고 있었지만, 막상 장관이 되고 나서 한번 더 검증과정을 거쳐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 여론수집을 위한 기사를 유출하는 것이다. 만약 신임 장관이 새로 편 정책에 대해 임명권자인 대통령이나 대다수 국민여론이 좋지 않게 되면 심지어 며칠만에 장관직에서 물러날 수도 있기에 신중을 기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이 경우 대변인을 통해 출입기자 중 가장 영향력이 있으며 대변인이나 장관과 가까울 수 있는 기자 한 명을 선정하여 기사작성을 유도한다. 물론 그 부처의 어느 소식통이라고만 인용하지 그 장관이나 대변인의 이름은 전혀 드러나지 않게 한다.
이런 보도가 나간 후 여러 곳에서 아주 좋은 정책이라는 평가가 이루어지면 그 대변인은 즉시 장관의 기자회견을 주선해 더 구체적인 내용을 발표하는 것이다. 반응이 좋지 않은 경우 "우리는 전혀 모르는 일이다"라고 꼬리를 내린다. 물론 정부에서 그것을 정책으로 채택하는 경우 그 기사를 쓴 기자는 장관과 대변인 덕택에 특종을 하게 되고, 같은 부처에 출입하는 다른 기자들은 큰 홍역을 치러야 한다. "매일 고스톱이나 치고, 포커 놀음이나 하고, 바둑, 장기나 두니 특종을 놓치는 게 아니냐?"는 핀잔을 부장으로부터 들은 낙종 기자들은 똘똘 뭉쳐 특종한 기자가 발로 뛰어서 특종을 했는지 아니면 그 부처내 고위직 간부가 그 기자에게 특종을 줬는지를 캐내기에 이른다. 꽤 시간이 걸리겠지만 누구인지 밝혀질 수도 있고 또 드러나지 않을 수도 있다. 누구인지가 알려지면 낙종을 면치 못한 기자들이 그 부처에서 나오는 기사를 보이콧(boycott) 하겠다는 식의 압력을 가하고 특정 정보를 유출한 대변인은 낙종한 기자들의 적이 되어 충성을 다한 장관으로부터 좌천당하지 않으면 안 되는 사태도 종종 발생한다.
그리고 즉시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3개월이나 6개월 후 특종을 한 기자가 동료기자들이 이제 다 잊어버렸겠지 하는 생각으로 "오늘 저녁 술 한 잔 살 테니 그때 일 다 잊어버리자. 사실은 그때 대변인이 특종거리를 줬다"는 식으로 동료기자들에게 실토하는 경우도 있다. 동료들에게 미안한 마음에서였겠지만 엄청난 피해자는 따로 있다. 외무부의 한 대변인이 아프리카 오지로 임지를 배정 받아 떠나는 신세가 된 일도 있다.
영향력없는 매체라고 차별하지 마라
가장 평범한 진리인 것 같지만 실제 잘 지켜지지 않는 것이 많은 뉴스원들이 영향력 없는 언론매체를 직, 간접으로 차별대우하는 것이다. 영향력이 없는 매체라고 해서 차별 대우하는 것은 매우 어리석은 일이다. 매체가 영향력이 없다 하더라도 그 매체의 기자가 감정적인 차원에서 기업이나 조직과 관련된 문제를 캐내어 눈에 잘 띄는 곳에 크게 기사화하게 된다면, 결국 영향력 있는 매체 기자의 눈에도 띄게 되고 모든 매체에 기사화되면서 낭패를 보기 쉽다.
그간 정부의 주요부처 대변인들이 영향력 없는 매체라고 무시하다 낭패를 당한 경우는 많이 있는데, 이는 영향력이 없는 기자도 감정적인 차원에서 그 부처의 결정적인 허점을 캐낼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또 영향력 있는 매체에 대해서만 유난히 신경 쓰는 대변인들도 많다. 그러나 이는 엄청난 사태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PR의 원칙 하나는, 적어도 공식적인 업무상으로는 영향력 있는 매체든 영향력이 있는 매체든 절대 차별대우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좀 영향력이 없는 매체의 기자에게 더욱 각별한 신경을 보이면 그 기자는 고마움을 느끼고 상대적으로 작은 도움이라도 주려고 한다. 이 간단한 원칙 하나를 실천한다면 성공적인 PR을 위한 바탕을 마련하는 것이다.
반면에 ‘적’ 한 명이 ‘친구’ 열 명을 감당 못하는 경우도 있다. 내가 운영하는 커뮤니케이션즈 코리아의 고객이 되는 회사 내 PR 담당자는 기자를 위한 저녁 식사 중 영향력 있는 매체 옆으로만 다니면서 술도 권하고 밀담도 나눠 다른 기자들이 앙심을 품게 된 경우가 있었다. 결국 친구를 만들기 위해 많은 비용을 들이면서 마련한 기자 간담회 자리에서 여러 명의 적을 만든 셈이다.
높은 사람만 통하면 만사 OK?
기자와 인터뷰할 때 다짜고짜 “이 기자, 당신 회사의 편집국장이 내 고향 친구요,” 아니면 “이 기자, 당신 부서의 김 부장이 내 대학 후배요” 등의 고압적인 자세로 담당기자의 기를 꺾어 보겠다는 생각은 현명하지 못하다.
담당 출입기자의 영향력이 더욱더 커져가고 있는 추세이다. 옛날에는 부장이나 국장이 담당 기자가 쓴 기사의 톤을 바꿀 수 있었으나 요즘에는 담당기자의 의견을 존중한다. 만일 부장이나 국장과 아주 친한 취재원이 인터뷰를 하게 되었을 때 이에 대한 아무런 얘기 없이 취재기자를 인간적으로 정중하게 존중해주면서 인터뷰가 진행되고 또 그 기사가 나왔다고 하자. 그런데 그 기사를 본 부장이나 국장이 거꾸로 담당기자에게 인터뷰를 한 사람이 자기와 가까운 사이라는 얘기를 하게 되면 그 기자는 그 인터뷰한 사람에게 호의를 갖게 된다. 왜냐하면 자기 상사와의 친분을 매개로 하지 않고 담당기자인 자기를 진지하게 대해준 점에 높은 점수를 주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담당기자와 그의 상사를 초대하여 식사라도 같이 하면서 담당기자를 격려해주면 또 한 사람의 팬을 만드는 것이다. 사소한 것 같지만 상대방과 그의 직업인으로서의 자긍심을 존중해주는 태도는 나의 직업인으로서의 위상을 높이는 일이 된다. 그러나 여전히 윗사람 운운하면서 기자의 마음을 거슬리게 하는 일들을 주위에서 자주 본다.
기자대하기
좋은 기사 쓴 기자에게 전화하라
기자에게 최고의 찬사는 좋은 기사를 썼다고 말해주는 것이다. 요즘에는 스트레이트 뉴스도 실명제로 그 기사를 취재해서 쓴 기자의 이름이 드러나지만 얼마 전까지만 해도 주요 기획기사에만 이름이 나타났다. 내용이 알차고 정보가 많은 기획기사를 쓰기 위해 기자는 많은 취재를 하게 되고 많은 자료도 읽게 되어 기획기사에 모든 노력한 결과가 나타난다. 평소에 안면이 있거나 어느 정도 어느 사이라면 아침에 전화해서 그 기획기사를 다 잘 읽었으며 좋은 내용과 또 어느 부분은 다른 견해를 갖고 있다는 식으로 자세히 얘기를 하게 되면 그 기자는 당신을 좋아하게 될 것이다. 이런 인연으로 기자와 취재원 사이에 인간적으로 깊은 관계를 맺고 그 관계가 오래오래 지속된 많은 사례가 있다. 전연 모르는 기자라도 상관없다. 누구라고 밝히고 얘기하고서 차나 식사라도 한번 하게 되면 금방 친해진다. 이렇게 잘된 점을 알려주는 것은 PR적 측면에서뿐만 아니라 언론의 발전을 위해서도 권할 만한 것이다.
내가 발행하던 한국 최초의 영문 경제잡지 비즈니스 코리아의 한 기자와 전 스위스 대사의 얘기는 잊지 못할 부분이다. 비즈니스 코리아 기자가 쓴 기획기사에 대해 주한 스위스 대사가 직접 전화를 걸어 스위스대사의 관저로 그 기자를 초대해 저녁을 같이 하게 된다. 그것이 인연이 되어 그 기자는 스위스 대사관 기자와 취재원의 관계를 벗어나 인간적인 관계를 지속하였으며 또 스위스에 관한 경제기사를 비즈니스 코리아의 커버스토리로 다룬 적도 있다.
이런 만남을 인연으로 사회생활에서 직, 간접적으로 서로에게 도움이 된 사례가 많다. 판문점에서 열리는 군사정전위(MAC: Military Armistice Commission) 회담은 남북기자들이 같이 어울려 취재도 하고 대화의 꽃을 피우면서 설전을 벌이는 곳이다. 그런데 이북 기자들이 판문점 취재를 온 남쪽 기자들에게 "며칠 전 아주 훌륭한 기사를 썼구먼"이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는 말을 해 남쪽 기자가 놀라게 만든 경우가 있었다. 대부분은 당의 핵심요원들인 북쪽 기자들이 선전의 명수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몇몇 남쪽 기자들이 쓴 기획기사를 읽고 마음을 사로잡는 얘기를 던지는 것이다.
코리아헤럴드 정치부 기자 시절 "대사들의 관점(Ambassador's View)"이란 기획시리즈를 만들기 위해 주한 외국대사와의 인터뷰를 많이 했다. 주요국 대사들은 이전에 내가 썼던 여러 가지 주요 기사를 언급하면서 많은 참고가 되었다고 칭찬을 하면서, 마치 첫 만남이 구면인 것처럼 만드는 능수능란한 사교술에 깊은 감명을 받은 적이 있다.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전화 한 통화, 칭찬의 말 한마디가 기자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것이다. 무엇인가를 건네면서 기자의 마음을 사로잡겠다는 생각은 비윤리적인 사고방식이며 실제 효과도 그렇게 크지 않다.
기자 친해지기
기자로부터 점심 얻어먹는 PR인 되자. 이는 점심을 대접받을 정도로 기자에게 대접하라는 뜻이다. 기자를 대접하는 최선의 방법은 늘 기사거리를 찾아 다니는 그들에게 알찬 내용의 기사거리를 제공하는 것이며, 기자들이 마감시간에 쫓기어 도움을 구할 때 때맞추어 정보를 주는 것이다. PR인으로서 기자와 친해지기는 그다지 어렵지 않다고 말할 수 있다.
PR인은 매체의 내용을 꾸준히 분석해보면 어느 매체는 어떤 종류의 기사에 역점을 두고 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그런 흐름과 관련하여 좋은 자료를 제공하든지 어떤 아이디어를 주게 되어 그것이 기사화되게 되면 그 담당기자는 고마움을 갖게 된다. 이런 일을 계기로 점심이나 저녁이라도 한번 하게 되고 그것이 계기가 되어 그 기자와 깊이있는 인간관계를 이룰 수 있다. 이런 인간관계가 성립되면 PR인은 꼭 언론에 게재되어야만 하는, 물론 보도가치가 전혀 없다면 문제가 되겠지만, 보도자료가 있을 때 평소의 친분을 바탕으로 그 기자가 관심을 갖게 할 수도 있는 것이다.
의외로 시의적절한 내용의 자료들이 기사화되어 PR인의 필요뿐만 아니라 기자의 필요조차 충족시킬 수 있다. 결국 PR인과 기자는 상호 도움을 주고받을 수 있는 관계로 이러한 관계를 바람직한 방향으로 이끌어갈 때 우리 언론이 또한 발전할 수 있으리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렇게 한번 맺어둔 친분관계를 계속하려면 계속적인 관심을 보여야 한다. 산업부에 있던 기자가 어느날 갑자기 문화부로 발령이 났다고 해서 더 이상 우리 회사와는 이해관계가 없다는 식으로 잊고 지내지 말자. 꼭 이해관계를 떠나서라도 가끔 저녁이라도 한번 하자고 전화를 걸어주는 인간적인 따스함을 나누자. 또 기자들이 우리 회사와 관계없는 기사를 작성하면서 자료를 요청할 때 그들이 우리 회사를 출입했을 때보다 더 친절하게 그들을 도와라. 언젠가 그 기자가 다시 우리 회사를 출입하게 될 수도 있고, 긴급한 위기상황에서 담당부서와 무관하게 그 기자를 통해 협조를 얻을 수도 있는 것이다.
우리는 인생에 일어날 수 있는 여러 가지 위험상황을 가정하여 보험을 든다. 일정의 보험금을 보험회사에 내고 미래에 일어날 지도 모를 미지의 위험에 대비하는 것이다. PR인과 기자와의 관계는 마치 서로에 대한 보험과도 같은 것이다. 누구에게나 위험상황이 있을 수 있다. 평소 도움을 주고받을 수 있는 대상을 관리하는 것을 일종의 보험을 드는 것과 같다. 지극히 인간적인 관계를 통해서.
출입처 옮긴 기자 챙기기
세상이 너무 복잡하고 급박하게 돌아가다 보니 한치 앞밖에 내다보지 못하고 장기적인 시각으로 업무처리를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오랫동안 출입기자와 취재원의 관계로 잘 지내다가 어느날 갑자기 출입기자가 바뀌게 되면 이제 떠났으니 별볼일 없다는 생각으로 별로 챙기지 않고 떠나 보내는 경우가 많다. 이 경우 오히려 더 관심을 가지고 챙겨라. 출입하던 정부나 회사 또는 단체의 고위층이 따뜻이 저녁이라도 대접하면서 그간 그 기자의 취재 활동을 찍어둔 사진이나 그 회사나 단체의 최고책임자와 찍은 사진을 크게 인화해서 액자에 넣고 서명을 해서 그 기자의 앞날의 성공을 비는 문구와 같이 전달해 보라. 당신의 따뜻한 배려를 그 기자는 잊지 못할 것이다.
별 문제가 없으면 신․구 출입기자를 함께 초청하는 것도 추천할 만하다. 새로 출입한 기자는 언젠가는 떠날 것이고 자기가 떠날 때도 이런 따뜻한 배려가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기분 좋게 그 자리에 참석할 수 있다. 이렇게 떠나는 기자를 따뜻이 보내고 새로 출입하는 기자 는 기쁘게 맞아준다면 떠나는 기자와는 오랜 인연을 맺을 수 있고 새로 촐입하는 기자와도 쉽게 친해질 수 있게 된다.
출입처를 옮겨 떠난 기자들을 1년에 한두 번은 챙겨라. 세상 밖의 많은 정보를 얻게 되
고 기자들의 동향 및 언론사 내부사정을 알게 되어 업무에 큰 도움이 된다. 그리고 그 기자가 언젠가 또다시 우리 부처를 출입하게 될지는 누구도 모르는 것이다.
나의 기자생활 중 만났던 모 장관 비서실장 한분은 정말 철저히 사후 관리하면서 기자를 챙겼다.
그 부처를 떠난지 10년이 넘었는데도 경조사를 다 챙기고 1년에 한두 번은 식사 자리를 마련하는 것이다. 그 비서실장은 공직자로서의 능력은 좀 떨어진다는 평을 받았으나 인간적인 따뜻함에 끌려 기자들은 그를 좋아하고 또 어려울 때 도와주는 것을 마다하지 않았다. 그는 아직도 사람 관리에서는 변함없이 철저하다는 얘기를 주변에 있는 기자들로부터 듣는다. 이런 사람에 대한 일종의 ‘투자’는 위기발생시 큰 소득이 된다는 것을 느끼게 한다.
한편 새로 출입하게 된 기자와 아직 관계가 돈독해지지 못하고 밤늦게 연결이 잘 안 될 경우 "옛 친구"를 찾아보라.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기자들은 동료들간에 응집력이 강하기 때문에 친구를 통해 친구를 얻을 수 있는 것이다.
PR안하면서 PR하기
인쇄매체를 최대한 활용하라
한국의 매체 환경은 한 마디로 '인쇄매체의 천국'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양적인 면에서 급속히 성장하고 있다. 최근 한국에는 서울에만 10여 개의 종합 일간지가 있고 수많은 지방지를 비롯한 경제지, 영문 일간지, 무역관련 업계지, 전문지들이 발간되고 있을 뿐 아니라 월간지, 주간지 등을 포함하면 그 숫자는 상상을 초월한다. 특히 사무실과 가정에 컴퓨터의 보급이 일반화되면서 하이테크 정보와 관련된 인쇄매체는 50여 개에 이르고, 월간 전문지 및 각종 정보지에 이르기까지 특정 분야를 다루는 잡지까지 포함한다면 이루 헤아리기 힘들 정도로 많은 출판물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최근 나는 우리 회사의 주요 고객 중의 한 분에게 우리나라의 인쇄매체, 특히 일간지에 그 고객 회사 지사장의 칼럼을 연재하면 PR측면에서 큰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면서 1주일에 한 번, 혹은 1개월에 한 번 정도의 기고를 통해 독자들에게 신선한 정보도 제공하면서 회사도 널리 알릴 수 있는 기회를 갖자고 제의하여 성공적인 결과를 획득한 경험이 있다. 물론 인쇄매체에 작가나 학자가 아닌, 한 기업을 대표하는 사람의 칼럼을 게재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러나 필자는 그 고객과 평소 대화를 나누면서 특정 분야에 해박한 지식을 갖고 있을 뿐 아니라 표현력과 사고의 깊이가 범상치 않음을 느끼고 있었다. 그래서 제의한 것인데 나의 제안을 받자마자 그 고객은 참 좋은 생각이라고 동의하면서 과연 일간지에 자신의 글을 게재하는 것이 가능하겠느냐고 문의해왔다. 필자는 일단 전략을 수립한 후 적극적으로 다시 접근해보자고 대답한 후 회사로 돌아왔다.
그리고는 회사의 담당직원들과 곧바로 전략회의에 들어갔다. 결과는 일단 칼럼을 게재하기 위해선 최소한 수 차례의 원고가 필요하니 그 사람의 원고들을 미리 받아 검토하는 것이 가장 급선무라는 결론이 내려졌다. 그래서 필자는 이러한 전후의 사정을 설명한 후 2-3회분의 원고를 작성, 넘겨줄 것을 요청했다. 기대는 빗나가지 않았다. 자신의 회사나 제품에 관한 자랑은 전혀 없었을 뿐 아니라 독자들에게 도움을 주는 신선한 내용으로 원고는 깨끗이 정리되어 있었다. 우선 접근하기 용이하면서 PR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매체사가 어디인가부터 선정했다. 그리고 원고의 분량은 어느 정도가 적당한지, 그리고 게재 간격과 원고의 내용에 대한 의견을 나눈 후 모 신문사의 데스크를 찾아가 우리의 입장을 있는 그대로 전달했다.
원고를 검토하기 전 데스크는 우리가 우려했던 것처럼 특정 기업을 대표한 사람의 글을 우리 신문에 게재하기는 어렵다는 부정적인 의사를 밝혔다. 그래서 필자는 일단 원고를 한 번 검토한 후 기업의 PR을 위한 글이 아닌, 독자들에게 필요한 정보가 된다는 판단이 내려지면 연락을 달라는 부탁을 한 후 회사로 돌아왔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데스크로부터 그 칼럼을 게재하기로 결정했으니 협조를 부탁한다는 정중한 요청을 받고, 꽤 오랫동안 칼럼을 연재했다. 특정 신문에 고정 칼럼이 연재되고, 칼럼을 쓴 고객의 이름과 회사도 자연스럽게 대중에게 전달되었음은 물론이다. 이는 고객의 글 솜씨도 대단하였지만 무엇보다 칼럼의 주제가 자신의 회사나 제품의 자랑이 아닌, 특정 분야의 전문가로서 그 분야의 전망과 미래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독자들에게 전달하는 그런 내용이었기 때문에 가능할 수 있었다.
칼럼 게재에 대한 신문사 데스크와의 처음 만남이 순조로울 것으로 기대해선 안 된다. 앞에서 밝혔던 것처럼 특정 기업을 대표하는 사람의 글은 읽어보기도 전에 회사와 제품에 대해 선전하는 글일 것으로 판단하여 거절당하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장기적인 계획 아래 자신이나 자신의 회사에 관한 사항이 아닌 전문가로서의 시각을 피력한 글을 가지고서 신문사의 데스크와 접촉하면 일은 의외로 쉽게 풀릴 수 있다. 그리고 게재가 끝난 뒤, "저희 신문에 칼럼을 게재해 주셔서 정말 고마우며, 그 칼럼 덕분에 저희 신문의 질을 높일 수 있었습니다"는 감사의 말과 함께 "향후로도 좋은 의견이 있으면 저희 신문사에 제공해달라"는 제의까지 받을 수 있다.
세계의 모든 언론사들은 경쟁사에 비해 보다 좋은 기사를 게재하고, 정보를 보다 빠르게 전달하며, 보다 질 높은 비평과 해설, 그리고 독자들에게 흥미를 줄 수 있는 정보들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한국도 예외는 아니다. 특히 특종을 좇는 언론인들의 노력은 거의 필사적이다. 따라서 당신에게 어느 신문의 한 페이지를 장식할 수 있는 가치 있는 기삿거리를 갖고 있다면 보도기회는 말 그대로 따놓은 당상이다. 그러나 이러한 기회는 당신이 우리나라의 각 인쇄매체의 매 페이지와 모든 칼럼, 그리고 매일 매일의 기사 구성을 주의 깊게 연구했을 때 얻을 수 있다. 그리고 신문사의 데스크나 담당 기자가 당신이 갖고 있는 정보가 특종이 될 수 있다고 판단한다면 그들은 당신과 함께 일하기 위해 필사적인 노력을 하게 될 것이다. 그러므로 훌륭한 특집 기삿거리가 될 수도 있다는 판단이 서는 보도자료를 배포할 때는 담당기자뿐 아니라 데스크에게도 보내주는 것이 좋다.
또한 한국 신문사의 특파원이 당신 회사의 본사 소재지에 파견되어 있다면 그 특파원을 본사로 초청하여 설비나 현장을 돌아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거나 점심식사에 초대하여 회사를 소개하는 기회를 갖는 등 어떤 방법으로든 그의 관심을 획득하는 것도 당장에 도움은 안될지라도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매우 유용하다. 특파원이 외국에서의 근무를 마치고 본국으로 돌아가면 매우 중요한 직책을 맡을 가능성이 커질 뿐 아니라 외국에 있는 동안 자신이 얻은 경험과 지식을 토대로 깊이 있는 기사를 작성함으로써 긍정적인 보도를 할 가능성이 커진다. 또한 친구나 친지가 없는 먼 이국에서 외롭게 근무할 때 자신을 따뜻하게 대해준 것에 대하여 오랫동안 기억하고 감사하게 생각하게 될 것이다. 적은 비용과 노력으로 한국 언론인을 친구로 만들면서 지지자를 확보하는 데 성공하게 되는 것이다.
한국만큼 학연과 지연, 혈연 등 인연을 중시하는 나라는 없다고 해도 결코 지나친 표현은 아닐 것이다. 당신이 설렁탕이나 삼계탕, 혹은 비빔밥 한 그릇을 함께 나누면서 사귀어둔 특파원이 가까운 미래에 당신과 당신의 회사에 큰 힘이 되어줄 수도 있음을 항상 기억하라. 당신 회사의 중역이나 간부 중에 신문사를 비롯한 언론사의 주요 인사와 각별한 관계에 있는 사람은 없는지 찾아보라. 만약 그러한 특수한 관계나 각별한 사이에 있는 직원이 있다면 지속적으로 우호적 관계를 유지하도록 노력하라. 그리고 설령 그러한 관계에 있는 사람을 찾지 못하였다 해도 실망할 필요는 없다. 데스크나 기자들에게 기사와 관련하여 좋은 아이디어를 제안하거나 당신의 경험과 지식을 토대로 좋은 칼럼을 게재하는 기회 등을 갖는다면 그들은 당신을 잊지 않을 것이며 감사해 할 것이다.
한국에 있어 인쇄매체를 통한 퍼블리시티 기회는 얼마든지 있으며 또한 비용이 많이 드는 것도 아니다. 그리고 성공과 실패에 관계없이 노력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가치가 있다. 성공하지 못하더라도 언론은 퍼블리시티 노력을 오랫동안 기억해 줄 것이며, 만약 성공한다면 광고와 비교할 수 없는 대단한 더 큰 효과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Op-Ed는 효과적인 PR 도구
Op-Ed의 원래의 의미는 Opposite-Editorial로 뉴욕타임스(New York Times)의 경우 사설난 맞은편에 독자나 전문가들의 투고란(Op-Ed)을 제공하고 있는데 이 Op-ed가 PR활동의 좋은 하나의 도구가 된다. 어떤 이슈에 대해 그 분야의 전문가가 자기 이름을 걸고 유력 매체에 기고하면 그 효과는 아주 크다. 왜냐하면 그 분야의 전문가에 대해 독자들이 가지는 신뢰성은 아주 크기 때문이다.
예를들어 한국이 미국시장에서 수출규제를 받고있을 때 미국의 저명한 교수나 그 분야의 전문가가 뉴욕타임즈에 수출규제의 부당성을 내용으로 하는 기고를 한다면 이 Op-Ed 하나가 미국의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에 미치는 영향이 클 수 있다.
따라서 Op-Ed 개발에도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다. 얼마전 한국무역협회에서 Op-Ed 개발에 관한 제안서를 내달라고 한 적이 있다. Op-Ed 개발을 위해서는 우선 주제가 확실해야 한다. 그리고 그 분야에서 어떤 사람이 글을 써서 이름을 걸고 기고할 수 있느냐는 것이 문제가 된다. 또 무조건 기고한다고 다 실리는 것도 아니기에 그 신문사의 영향력 있는 사람과 미리 접촉하여 좋은 기고가 들어오면 실을 수 있도록 사전 정지작업을 해둬야 된다.
이렇게 Op-Ed 하나 개발하는데 꽤 많은 비용이 든다. 그러나 광고를 내는 효과와 비교하면 Op-Ed가 훨씬 더 효과적인 도구인 것만은 틀림없다. 기사화된다는 것은 제3자를 통해 객관성을 확보받는 것이며, 특히 Op-Ed는 전문가의 신뢰성을 부여하는 것이다. 이는 광고와는 전혀 다른 효과를 내기 때문에 Op-Ed라는 새로운 PR도구에 대해 검토하고 활용해볼 만하다.
성공적인 PR환경을 만들어라
어떤 상품은 뉴스성이 있으나 뉴스성이 없는 상품도 있다. 그렇다면 뉴스성이 없는 상품의 경우 어떻게 뉴스를 만들어야 할까? 뉴스성이 없는 상품을 언론에 다루어지게 하기 위해서는 "borrow interest" 즉 다른 곳에서 관심을 끌어야 한다. 예를들면 나이키 운동화는 언론에서 다루어질 만한 뉴스가치가 적다. 그러나 마이클 조단이 나이키 운동화를 신었다면 상황은 달라진다. 마이클 조단에 대한 관심과 주목을 빌어 나이키 운동화는 언론에 크게 취급될 수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상품에 따라 언론의 주목을 끌기 위한 방법에는 어떠한 것들이 있을까? 여러 가지 상품들을 네 가지 영역으로 구분하여 그에 적합한 PR프로그램들을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1) 컴퓨터, 자동차, 오락 관련 제품군은 high visibility 제품으로, 사람들의 눈에 잘 띄게 해야 하며 자주 보여 줘야 한다.
(2) 수프, 씨리얼, 아스피린 제품군은 소비자의 관심이 적으므로, 새로운 뉴스를 자꾸 만들어야 한다. 예를들면 씨리얼을 가지고 새로운 조리법을 개발하여 뉴스화할 수 있다.
(3) 맥주, 음료수, 운동화는 언론의 관심은 적으나 소비자 관심 많지만, 언론의 주목을 받지 않는 제품들이다. 뉴스성을 높이기 위해 위에서 예로 든 것과 같이 뉴스성이 있는 요인을 차용해야 한다.
(4) 자동차, 머플러, 담배, 쿠키의 경우, 자사의 이름이 들어간 이벤트를 창출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예를들면 "말보로 야구대회", "버지니아슬림 테니스 대회" 등이 있을 수 있다.
PR하고자 하는 상품이 위에서 제시한 해리스 모델에서 어떤 제품군에 속하는가를 정확히 알면 효과적인 PR 프로그램을 실시할 수 있다. PR의 내용이 형식을 결정한다고 할 수 있다.
2등으로 포지션닝하면서 성공하는 PR전략
국내 기업 중에서 데이콤(DACOM)의 광고는 한국통신이 일등이라는 것을 강조하면서 2등 전략을 쓰고 있다. 이와 같이 무조건 자사 제품이나 서비스가 최고라는 식의 1등전략보다는 시장상황에 적절한 포지션닝을 하는 것은 성공적인 마케팅 전략 수립의 기초가 된다.
이와 관련하여 포지셔닝을 잘못하여 실패한 사례가 코닥(KODAK)과 후지(FUJI)의 경우이다. 후지는 코닥보다 미국 내 시장점유율이 낮은 상황에서 코닥 제품과 비교하는 내용의 광고를 했다. 그런데 문제는 이 광고를 본 대다수의 소비자들이 후지제품의 광고가 아닌 코닥제품의 광고로 잘못 인식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결국 후지사는 비싼 광고비용을 들이면서 경쟁사의 제품을 광고한 역효과를 초래한 셈이다.
이러한 실패사례는 잘못된 포지션닝에 기인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광고에서와 마찬가지로 PR프로그램에서 상황에 따라서는 무리하게 1등 포지션닝 전략으로 접근하기보다는 2등 포지션닝이 전략으로 소비자에게 접근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일 수 있다.
도미도피자 30분 넘으면 무료
디트로이트의 토마스 모나간(Thomas Monaghan)은 130억 달러 규모의 시장에서 급성장하고 있는 피자 체인점인 도미노 피자를 설립했다. 모나간이 이끄는 도미노 피자는 1981년의 매출액 1억 7천9백만 달러에서 1990년대 초에는 20억 달러가 넘는 매출을 달성함으로써 미국에서 두 번째로 빠르게 성장하는 프랜차이즈 회사로 발돋움했다. 어려운 가정환경 속에서 자라났지만, 모나간은 이제 수백만 달러가 넘는 자동차를 수집하고, 디트로이트의 야구팀인 타이거스를 샀으며, 보수주의를 대변하는 사회적 위치에 올라섰다.
도미노는 300개 점에서 10년 만에 약 5,000개가 넘는 지점을 운영하게 되었으며 연간 약 2억 3천만 개의 피자를 판매해왔다. 도미노의 성공은 단순히 창업자의 노력 때문만은 아니었다. 피자를 주문한 고객이 30분 이상을 기다리지 않게 한다는 회사 방침이 성공의 비결이었다. 만약 30분이 넘으면 그 고객은 3달러의 할인을 받거나 무료로 피자를 받는다는 회사방침은 파격적인 것이었다. 도미노 피자의 이 서약은 한편으로 회사의 아킬레스건이기도 했다. 7만 명 내지 8만 명의 배달 운전자들을 고용하고 있는 도미노피자의 30분 방침이 무모한 사고 및 죽음을 초래한다는 주장 때문이었다.
1989년 6월 인디애나주의 열일곱 살 난 도미노 배달원이 운전사고로 죽는 일이 있었다. 비 때문에 미끄러운 도면에서 그의 소형 픽업트럭이 미끄러지면서 기둥에 부딪혀 사고가 났던 것이다. 그 배달원의 어머니는 도미노의 30분 방침이 바로 도로교통법을 어기라는 것과 같다고 말하며 30분 안에 배달하기 위해 무리하게 속도를 냈기 때문에 사고를 당했다고 주장했다. 이 사건으로 인디애나주의 상원의원인 리처드 루가(Richard Lugar)는 회사측에 30분 배달 방침을 재검토할 것을 서면으로 촉구했다. 또 피츠버그에서는 도미노 배달차가 한 가게 앞에 세워져 있던 승용차를 들이받는 사고가 났다. 차에 타고 있었던 피해자는 도미노피자의 매니저가 사고현장에 달려와 피자를 배달해야 하니 빨리 협상을 끝내자고 했다며, 이후 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그 해 9월 시카고에 있는 전국 작업환경 안전기관(National Safe Workplace Institute)은 보고서를 통해 최소한 10명의 아르바이트 학생인 도미노피자 배달운전자가 배달 중 사고로 사망했으며, 10명의 사상자를 낸 100건 정도의 교통사고에 연루되었다고 말했다.
전국 곳곳에서 도미노의 초고속 배달 방침을 철회하라는 비난이 쏟아졌다. 보험업계에서는 그 방침이 젊은 운전자들로 하여금 과속하게 하므로 각 체인점들의 30분방침은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피츠버그 사건을 담당한 법률전문가는 "사람들이 전국에서 사고를 당하고 있다. 이 배달원들은 30분 이내에 피자를 배달하려고 하지만 그것이 불가능할 때도 있다. 가능하게 하기 위해서는 ‘멈춤' 표지판을 그냥 지나치거나, 과속을 하고 혹은 불법회전을 하게 된다. "
하지만 도미노는 전국적인 거센 압력에도 불구하고 그 30분 방침을 철회하지 않았다. 회사 측은 배달시에 발생되는 과속문제는 고속도로에서 일어난 것이 아니라 주로 피자체인점 부근에서 일어났으며, 이는 '지각의 문제(Perception Problem)'라는 입장을 밝혔다. 피자는 몇 분 이내에 만들어져 배달원들에게 전달되므로 안전하게 배달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을 제공한다는 것이다. 도미노는 30분 방침이 배달원들을 위협하고 있다는 주장들에 대해 대대적인 광고와 PR을 통해 방어전을 펼쳤다. 도미노의 전국적인 PR캠페인은 다음과 같다.
(1) 수백만 개의 피자 배달상자에 도미노 사장의 다음과 같은 메시지를 붙였다. "30분 배달방침은 중요합니다. 그러나 안전한 배달은 훨씬 더 중요합니다. 도미노의 배달시스템은 충분한 시간을 갖고 배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약 2마일도 안 되는 평균 배달거리는 우리 배달원들이 여러분들의 집까지 배달하기에 충분한 18분 거리입니다. 수백만 번의 안전한 배달경험으로 우리는 그 시간이 넉넉하다는 것을 압니다.“
(2) 수신자 부담 전화 ‘1-800-DOMINOS'가 개설되어 일반인들이 난폭한 배달운전자들에 대한 불만을 신고할 수 있도록 했다.
(3) 도미노 피자의 사진과 함께 '멈춤' 표시 및 수신자 부담 전화번호를 넣은 대형 포스터를 제작, 배포했다.
(4) 도미노는 언론에 공격적으로 안전을 강조하는 퍼블리시티를 했다. 도미노는 자사의 모든 배달 운전자들이 필수적으로 회사에서 마련한 8시간 운전훈련 프로그램을 이수해야 한다는 점을 알렸고, 또한 일부 도시에서는 좀더 강력한 운전훈련 프로그램을 마련했다고 홍보했다. 도미노는 전국 5,000개 매장의 3분의 1 정도 되는 체인점에서 일하던 열여덟 살 미만의 배달운전자들을 교체했다.
(5) 도미노는 자사의 안전기록을 솔직하게 밝혔다. 도미노는 연간 약 20명의 직원들이 배달사고로 숨졌다고 밝혔다. 이는 약 1천1백5십만 개의 판매된 피자당 1명이 목숨을 잃은 셈이며, 물론 이들 사고가 모두 배달 중 발생하지는 않았다고 덧붙였다. 도미노는 배달 운전자들이 30분을 지키지 못한 것에 대해 불이익이 돌아가지 않았으며, 그 시간을 지키지 못했을 경우 고객들에게 제공한 3달러는 그 배달원이 아닌 회사가 지급해왔다는 점을 강조했다. 또 도미노는 항상 제일 늦게 배달하는 직원에게 주었던 "지각 왕" 배지 수여식을 공식적으로 폐지했으며, 최고의 운전 배달원들에게 인디애나폴리스 500(도미노가 후원하고 있었던 자동차경주 대회)의 여행권을 상으로 주기로 했던 계획을 중단하고, 대신 최소 5,000시간의 안전운행 시간을 보유한 배달원을 포상하는 계획을 새로 세우기로 했다.
(6) 도미노는 인쇄매체 광고를 통해 자사의 안전성 확보에 대한 헌신적인 노력을 강조했다. "우리는 12분만에 맛있는 피자를 만들어냅니다. 안전하게 배달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이 있습니다. "
도미노에 대한 인식은 달라지기 시작했다. 끊이지 않고 계속되었던 부정적인 언론기사들이 잠잠해지고, 그에 맞추어 모나간 회장은 30분 방침이 아닌 다른 기사거리로 언론 노출을 유도하기 시작했다. 그는 도미노의 새로운 주력 메뉴를 발표했다. 낙태반대 단체에 기금을 내고, 미시건주의 리조트 시설에 35층짜리 '기울어진 피자빌딩' 건설을 계획했다. 곧이어 피츠버그 사건의 재판관은 30분 방침에 대한 소송의 무효를 선언했다. 도미노의 대변인은 재판을 받지 못한 것에 대해 도미노의 배달문제가 법정에서 제기되었다면 도미노의 안전운전에 대한 헌신적인 노력을 더욱 널리 알릴 수 있었을 것이라고 실망스러워했다.

존슨앤 존슨 타이레놀 사건
존슨 앤 존슨(Johnson and Johnson)사의 타이레놀 케이스는 세계적으로 위기를 가장 잘 극복한 사례로 인정받고 있다.
존슨 앤 존슨은 1982년 9월 약물 부작용사건이 일어날 당시 전세계 53개국에 165개의 회사를 거느리고 있는 대그룹이었다. 직원들도 회사에 대해 아주 좋은 이미지를 갖고 있었으며 미국에서 일해보고 싶은 100대 기업 속에 포함돼 있었다. 1940년대 초 설립자의 아들에 의해 발표된 회사의 기업철학은 1) 소비자 2) 직원 3) 지역사회 4) 투자자 등에 대한 기업의 책임을 강조하고 있어 좋은 반응을 얻고 있었다.
존슨 앤 존슨사의 두통 해소제인 타이레놀(Tylenol)은 80년대초 연간 4억달러의 매상을 올리며, 37%의 미국시장 점유율을 보이고 있었고, 사건이 발생할 당시에는 존슨 앤 존슨사의 방계회사인 맥닐 컨슈머 프로덕트(McNeil Consumer Products Corp.)사에서 생산되고 있었다.
1982년 9월 30일 존슨 앤 존슨 본사 PR 담당이사인 포스터씨에게 시카고 선타임즈(Chicago Sun-Times) 신문사 기자가 타이레놀 캡슐을 복용한 7명의 시카고 시민이 사망한 것 같다며 이 약의 제조과정 및 성분에 관해 설명해 줄 것을 요청해 왔다. 곧이어 부검 담당 의사들에 의해 7명의 죽음이 타이레놀에 들어 있는 청산가리에 의한 것임이라고 확인 되었다. 이 뉴스를 접한 수백만의 타이레놀 사용자는 물론 많은 일반 시민이 경악했으며 존슨 앤 존슨사는 위기를 맞게 되었다. 그후 10여일간은 이 회사의 최고 경영진과 PR실무자들에 의한 커뮤니케이션 능력과 기업철학이 시험받게 된 기간이었다.
PR담당 이사인 포스터씨는 비상조치를 위한 계획과 기업철학을 토대로 이 위기를 헤쳐나가기 위한 작업에 착수했다.
제일 먼저 포스터씨가 취한 조치는 사건의 진상을 파악하기 위하여 사건 현장에 회사 직원을 급파, 정보를 직접 수집하도록 한 것이다. 그는 믿을 만한 사람을 사건 현장에 파견하여 직접 정보를 수집하는 것 이상으로 확실한 일은 없다고 믿고 있었다. 포스터씨는 또한 여러 특별 전화선을 증설해 동시 50명의 PR 실무자들이 신문과 방송기자들의 문의에 답하도록 했다.
일반적으로 위기발생시 전화선을 더 늘려 폭주하는 전화문의를 효과적으로 처리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모든 정보를 공개하겠다는 회사의 방침이 있었기에 정확한 정보로 전화문의에 응할 수 있었던 것이다. 이러한 신속한 조치를 통하여 기자들은 지체없이 그 회사와 접촉, 필요한 정보를 입수할 수 있었다. 이렇게 존슨 앤 존슨사는 고객에 끼친 어떤 결과이든 그 기업이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경영철학에 입각하여 이 사건에 관련된 모든 정보를 완전히 개방하기로 한 것이다.
PR 담당이사를 위시하여 7명으로 구성된 위기 관리위원회가 하루에 2회씩 모여, 상황판단 및 대책회의를 가졌다. 일반 공중에 대한 경영자측의 의견을 일원화하기 위하여 맥닐 방계회사 사장을 이 사건의 대변인으로 선정하였다. 대변인의 역할을 누가 할 것인가 하는 것은 위기관리에 큰 영향을 미친다. 홍보이사가 반드시 대변인의 역할을 수행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사안과 또 사안의 심각성에 따라 대변인을 선정하게 되는데 사람을 살리기 위해 만든 약이 사람을 죽이는 경우가 발생했으니 회사의 사활과 직접 관계되는 일이다. 그래서 회사를 책임지고 있는 사장이 직접 대변인이 되어 책임있는 발언을 하였다. 회사의 책임있는 자세에 공중들이 공감을 갖게 되면 위기관리는 더욱 더 원활해지는 것이다.
포스터 이사가 예상했듯이 PR 부서에는 각종 미디어로부터 질문이 쏟아져 첫 10일간은 1,411건의 전화 문의를 비롯하여 사건이 진정되기까지 무려 2,500건의 문의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