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2년 이라크와 쿠웨이트의 중동전쟁때 쿠웨이트는 미군 참전 여부가 쿠웨이트의 운명을 좌우하는 결정적시기에 세계적인 네트웍을 갖고 있는 한 PR회사를 고용하여 결국 부시대통령으로부터 미군 참전결정을 내리게 유도한다.
그 당시 많은 세상사람들이 PR회사의 역할에 대해 새로운 인식을 하게 되었고 특히 PR이 단순히 언론홍보정도로 이해하고 있는 상황에서 전쟁 발발시 한국가를 구해내는 전략에까지 깊숙히 개입하는 PR회사의 역할에 대해 새로운 인식을 하게 되었고 PR의 전략적 기능에 대해 눈을 뜨게 하는 좋은 계기가 되었다.
2003년 3월에 발발한 미국과 이라크의 전쟁때도 다양한 PR전략이 도입되어 최첨단 무기 못지 않게 최첨단 PR기법들이 동원되어 서로의 입장을 유리하게 하기 위한 노력들을 하였다.
개전직후 미국의 럼스펠드 국방장관은 "앞으로 미군 전사자가 나올지도 모른다"라고 기자회견장에서 말하였다. 아주 평범한 말인 것 같지만 그말을 한 시점상에서 볼 때 PR 측면에서 중요한 의미가 있는 것이다.
최첨단 PR기능의 하나인 위기관리 전략 중 '면역(inoculation)요법이 있다. 앞으로 일어날 가능성이 있는 충격이나 위기에 대해 미리 공중들에게 얘기를 해둬서 실제 그런 위기가 발생했을 때 공중들은 벌써 면역이 되어있어 항체를 갖고 있어 위기의 농도를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TV를 통해 럼스펠트 장관의 기자회견을 보면서 하나의 중요한 메시지를 전략적인 시점에 미리 던지는 것을 보고서 틀림없이 뒤에서 PR전문가가 자문을 하고 있다는 확신을 갖게 되었다.
필자의 회사가 국정홍보처의 민간 컨설팅 업무를 수행하고 있을 때 막강한 영향력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던 한 장관은 각부처의 공보관들이 모인 회의에서 "여러분들, 훌륭한 대변인이 되기 위해서는 최소한 하루에 다섯번 저녁을 해야 합니다"고 공보관들을 다그치는 모습을 직접 목격하였다. 그 장관은 보통 첫번째 저녁 장소에서 저녁을 하면서 조금 떨어진 장소에 또다른 약속을 만든다. 소위말해서 두탕을 뛴다는 것이다. 그리고 1시간 정도 후에 또 저녁약속이나 가벼운 식사와 술을 하는 3번 정도의 약속을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여러분들 중에 친구와 저녁을 하는 사람이 있다면 대변인 자격이 없습니다"고도 강조하였다. 전략보다는 그저 몸으로 떼우는 낡은 시대의 PR을 정부의 대변인들에게 강조하는 것을 보고 우리의 정부 PR의 문제를 실감하면서 PR의 전략적인 기능이 좀더 폭 넓게 알려져야겠다는 생각을 하였다.
다시 이라크와 쿠웨이트의 전쟁당시 상황으로 돌아가 보자.
이라크의 침공을 받은 쿠웨이트는 미군의 즉각적인 참전 없이는 나라를 잃을 수도 있다는 생각 하에 미군의 참전을 유도하기 위해 세계적인 PR회사인 힐 앤 놀턴(Hill and Knowlton)에게 특명을 부여하였다. 물론 힐 앤 놀턴에게는 단기간에 6백만 달러를 벌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으며, 중동 석유 부국인 쿠웨이트는 오일달러로 PR회사가 전쟁에 본격 개입하게 하는 기록을 남기게 되었다.
전쟁도 청량음료나 치약같이 마케팅 할 수 있게 만들었다고 미국 CBS-TV의 “60분 쇼“가 꼬집기도 하였으나 힐 앤 놀턴사는 회사 내에서 최강의 팀을 구성하여 ”쿠웨이트 살리기“ 작전에 돌입한다. 우선 집단 심층인터뷰(Focus Group Interview:FGI)를 실시하여 이라크 군인들의 쿠웨이트 내에서의 비인간적인 잔학상을 크게 부각하는 것이 도덕성을 중히 여기는 미국국민들을 가장 잘 설득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결론을 내린다. 이제 남은 전략은 어떻게 이라크 군인들의 그때 이라크 군인들의 잔학상을 실제로 체험한 소녀를 동원하기로 결정한다. 15세된 나이라(Nayirah)라는 소녀가 쿠웨이트의 한 병원에서 이라크의 군인들이 수백 개의 미숙아가 들어있는 인큐베이터(Incubator)를 꺼내 내동댕이쳐서 미숙아들이 다 죽게 되었다는 증언을 미 의회의 인권청문회 증언대에 서서 눈물을 흘리면서 애절하게 증언한다. 이 증언의 영향력은 놀랄만한 것이었다. 미국 전역 TV생중계를 통한 방영 직후 순식간에 미군의 참전을 지원하는 여론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나이라의 증언 장면을 담은 비디오 뉴스 릴리스(video news release)가 미국 전역의 주요 언론사에 배포되어 자료로 활용할 수 있게 유도하였다.
당시 의회에서는 6명의 상원의원이 인큐베이터 사건을 인용하면서 이라크는 응징의 대상이라고 강조하여 결국 미군의 참전이 결정된다. 당시 부시 대통령은 한 달간 무려 여섯 번이나 “인큐베이터 잔학상(incubator atrocities)"을 언급하면서 쿠웨이트를 해방하기 위한 미국의 결정을 역설했다. 결국 핼 앤 놀턴이라는 PR회사가 나이라라는 한 소녀의 증언을 통해, 전 미국 국민들의 도덕성에 호소하여 최종 목표인 미군참전을 얻어내게 되었다.
이와 같이 쿠웨이트가 전쟁에서 국가를 구하는 전략을 수립하기 위해 동원한 회사는 광고 회사도, 법률 회사도, 컨설팅 회사도, 마케팅 회사도 아닌 PR회사였다는데 큰 의미가 있다. 그간 우리는 PR의 역할이 언론홍보(publicity), 즉 언론매체에 조직이나 상품, 서비스 등을 널리 소개하는 정도의 역할에만 익숙해왔으나 PR은 이같이 전쟁에서 한 나라까지도 구하는 일에 깊이 관여하고 있는 현실을 직시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이 사건은 얼마 후 뉴욕 타임즈의 기고난(Op-Ed: Opposite Editiorial 즉 사설 맞은편 페이지에 다양한 의견을 게재하는 투고난)에 하퍼스(Harper‘s) 잡지사의 발행인인 죤 맥아더(John MacArthur) 이름으로 기고된 기사에서 15세의 나이라라는 여아는 그 당시 주미 쿠웨이트 대사 사우드 나시르 알-사바(Saud Nasir Al-Sabah)의 딸이라는 것이 밝혀져서 핼 앤 놀턴사의 PR활동에 윤리적인 문제가 있다는 지적을 받게 되었다. 상당히 오랜 기간동안 윤리적인 문제에 대해 공방전이 벌어진다. 미 언론들은 힐 앤 놀턴사가 사전에 증언자가 주미 쿠웨이트 대사의 딸이라는 것을 밝혔어야 한다는 주장이고 힐 앤 놀턴사측은 의회인권위원회에서 그 여아의 신분을 미리 밝혔으며 아버지인 주미 쿠웨이트 대사가 쿠웨이트에 남아있는 가족 친지들에 대한 보복이 두려워 신분을 밝히지 말아 달라는 요청에 따라 신분을 노출시키지 않았다고 맞섰다. 많은 언론, PR 관련 인사들이 여러 매체를 통해 자기들의 의견을 피력하여 PR역사상 윤리문제에 관해 가장 심각하게 논의된 사건 중의 하나가 되었다. 윤리적인 면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많은 얘기를 할 수 있겠으나 PR의 역할이 전쟁에서 한나라를 구하는 일까지도 떠맡아 가장 핵심적인 국가의 위기관리 전략, 전쟁 전략까지도 수립한다는 것을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획기적이라 할 수 있다.
PR의 다양한 기능들에 대하여
"우리 제품 기사를 내려고 하는데, 조, 중, 동(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 정도에 기사를 내주시면 보통 얼마나 받으시죠?" "PR대행사가 기사 꺼리나 개발하면 되지...무슨 전략을 탓하나?" "이거 어떻게 안되겠습니까? 내일 모레 지면에 넣어 줄 수 있으시겠어요?"
매일 다양한 클라이언트들과 씨름을 하다 보면 이렇게 약간 황당한 이야기들을 종종 듣는다. 이런 이야기를 하는 사람들 중 PR인이 있는 경우까지 있다는 사실이 놀랍기도 하다.
"제가 기자들 뒷 바라지 하려고 홍보실에 들어온 줄 아십니까?" "클라이언트가 아주 우리를 기사 공장으로 알아요" "아예 술자리 대신 할 술 상무라도 만들어야지 이건.."
홍보실과 대행사 내에서 들리는 일상의 푸념들은 또 정반대의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왜 이럴까?
못을 박는데 쓰는 망치는 망치의 고유한 기능이 있다. 나무 등을 자르기 위한 톱도 자신만의 고유 기능이 있다. 만약 못을 박기 위해 톱으로 못을 때려 넣는다면 어떻게 될까. 판자를 자르기 위해 망치를 드는 것도 넌센스다. 이렇게 확연하게 기능이 구분이 되는 경우 기능에 관해서는 별 논란의 소지가 없는 게 일반적이다.
PR은 스위스제 다용도 칼이다?
문제는 그 기능이 애매하거나 복잡 다양 할 때 생긴다. 스위스제 다용도 칼이 그 본보기다. 손아귀에 쏙 들어오는 스위스 칼은 그 속안에 손칼은 물론 소형 볼록렌즈 가위, 끌, 집게, 드라이버, 송곳 등 많게는 십 여개의 기능이 한 몸에 고스란히 들어있다.
스위스 칼의 멋은 바로 이 다기능성이다. PR은 마치 이 스위스 칼과 같다. PR을 통해 사람들은 많은 일을 할 수 있다. 일부 사람들은 PR은 세상을 행복하게 할 수 있는 아주 유용한 수단이라고도 한다.
PR을 하면서 과연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는 사람들인가를 먼저 이해하는 것은 PR인에게 가장 중요하고 시급한 일이다. 한 마디로 정체성을 구축하기 위한 노력이다.
흔히 PR을 Publicity(언론홍보)로 이해 하는 사람들이 많다. 현실이 그렇지 않느냐고 한다. 다시 스위스 칼을 떠올려 보자. 스위스 칼 내부 기능 중에 가장 많이 쓰는 것이 손칼이라고 스위스 칼을 "그냥 손칼"이라고 여긴다면 얼마나 허무한가. 차리리 값싸고 날이 선 손칼 하나를 구해 가지고 다니면 될 것을 왜 무거운 스위스 칼을 등산객들은 호주머니에 넣고 다닐까.
PR은 Publicity (언론홍보) 기능을 분명 포함하고 있다. 그렇다고 PR이 곧 Publicity(언론홍보)라고는 말할 수 없다. 반대로 Publicity(언론홍보)가 PR이라고도 말할 수 없다. PR은 기업이나 조직을 위한 스위스 칼, 즉 다용도적인 기능을 하기 때문이다.
기업 경영과 관련해 많은 학자들과 컨설턴트들이 "성공의 핵심은 커뮤니케이션"이라는 말을 자주 한다. 어떻게 기업이 커뮤니케이션을 잘 하고 있는가를 경쟁력으로 꼽기도 한다.
PR인이 PR인으로서 자랑스럽고 행복할 수 있는 것은 우리들이 기업이나 조직의 모든 경영활동을 실행하는 실행자(Implementor)이기 때문일 것이다. 실행하는 사람들이 없으면 어떻게 좋은 전략과 활동 계획들이 세상에 실현 될 수 있을까. PR인들이 있기에 기업이나 조직의 모든 커뮤니케이션 활동들이 제대로 진행되는 것이 아닌가?
사원과 사원이 커뮤니케이션한다. 사원과 경영자가 커뮤니케이션한다. 기업과 고객이, 기업과 정부가, 기업과 NGO들이, 기업과 지역 주민들이, 기업과 언론이 서로 끊임없이 커뮤니케이션 한다. 이 각각의 커뮤니케이션 흐름의 중간에 우리 PR인들은 서 있다. 기업이나 조직을 360도로 둘러싼 이해공중들과 자신의 기업 및 조직이 커뮤니케이션하게 만드는 일이 바로 PR인의 일이다.
불평하는 자사 고객의 전화를 적절하게 처리하지 않는 PR인은 진정한 PR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정부의 특정 규제정책에 대해 별로 관심이 없는 PR인도 제대로 일을 하는 PR인이 못 된다. NGO를 골치 아픈 존재들로만 보고 대화 하기를 피하는 PR인이 있다면 문제다.
PR인은 기자의 전화에만 반가와 해서는 않된다. 정부의 규제정책이 입안 되려 한다면 이에 대한 분석과 주변 이야기들을 실시간으로 분석 보고할 수 있어야 한다. NGO들과 만나 그들과 대화하며 형제처럼 지낼 수 있어야 한다. 이게 훌륭한 PR인의 모습이다.
PR인은 기업의 눈이다. PR인은 기업의 귀다. PR인은 기업의 입이다. PR인은 기업의 손이다. PR인은 기업의 발이다. 이 모든 비유는 참 적절하다. PR인은 자신이 일하는 기업이나 조직 구성원들 중 가장 많은 정보를 보유하는 사람이어야 한다. PR인은 자신의 기업이나 조직에 관한 이야기를 가장 많이 듣는 사람이어야 한다. PR인은 자신의 기업이나 조직을 위해 가장 많은 말을 하는 사람이어야 한다. PR인은 자신의 기업이나 조직의 편에서 여러 일들을 직접 만들어 나가는 사람이어야 한다. PR인은 자신의 기업이나 조직을 위해 여러 일들을 직접 발로 뛰어 실행 해내는 사람이어야 한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이렇듯 PR은 복합적인 기능과 의미를 가진다고 할 것이다. 참으로 유용한 스위스 칼과 같다.

PR이 전략적 이어야하는 7가지 이유
PR은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PR인에게 요구되는 자질과 요건은 참으로 다양하지만, 그 중 가장 중요한 것 중의 하나가 "얼마나 전략적인 사고 방식에 익숙한가"하는 것이다. 이전소규모 상점 수준의 기업에게는 PR이 그리 필요하지 않았던 게 사실이다. 동네 수준의 지리적 영역에서 시간이 지남에 따라 이름을 얻어 장사를 하는 것이었으니 무슨 PR이 필요했을까.
그러나 현재는 그 때와는 완전히 다른 환경이다. 지역적인 범위는 전국을 넘어 세계로 향하고 있다. 또한 수많은 경쟁 기업들과 조직들이 끊임없이 자신의 메시지를 목표 공중들에게 전달하고 있다. 남들이 하는 만큼 하면 남들과 다를 수 없는 것이 아닌가. 차별화를 위해 각 기업 및 조직들의 커뮤니케이션 질과 양은 더욱 높아지고 많아진다. PR에 있어서 전략이 필요한 첫번째 이유다.
불과 몇 십년 전만해도 미디어라는 것이 한정되어 있었다. 전통적인 미디어라고 하면 신문, 잡지, 라디오, TV, 인쇄물, 간판 등이었지만, 최근에는 새로운 미디어 (New Media)들의 유입으로 인터넷, 휴대전화, DVD, PDA 등까지 미디어의 반열에 올라있다. PR인들은 당연히 어떤 미디어를 통해서 자신의 메시지를 전달해야 하는가에 대해 고민을 하게 되었다. PR에 있어서 전략이 필요한 두 번째 이유다.
도시 사회가 극도로 발전하고, 각 사회에서 민주화가 폭 넓게 실행되며, 시민들의 사회 참여가 늘고, 다양한 취미 또는 이해 집단들이 생겨나면서 PR인에게는 또 하나의 도전이 생겨났다. 어떤 공중들과 커뮤니케이션 해야 하는가를 고민 해야 하는 상황이다. 상당히 복잡 다단한 공중들 중 목표공중에 대한 분석과 이해가 선행되지 않는 PR은 PR이 아닌 세상이 되었다. PR이 전략적이어야 하는 세번째 이유다.
다음은 메시지에 관한 이야기다. 우리 주변을 둘러보면 참으로 많은 메시지들이 난무한다. 그러나 그 중 대부분은 정확하게 보면 메시지가 아니다. 메시지의 기본적인 존재 가치인 "의미의 전달"이 전혀 이루어지지 않고, 왜곡되거나 또는 부실한 의미만을 전달하기 때문이다. 메시지는 적고 노이즈만 많은 세상이 왔다. 메시지에 대한 고민. 바로 PR이 전략을 필요로 하는 다섯번째 이유다.
실행의 문제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수많은 커뮤니케이션 활동 중 어떤 것을 실행하여야 원하는 목표에 도달할 수 있을 까에 대한 고민이 있기 마련이다. 언제 이 활동을 실행하며, 얼마의 예산을 들여야 하는가, 그리고 얼마의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 인가를 꼼꼼히 따져보아야 한다. 전략적 기능으로서 PR의 몫이다. PR이 전략적이어야 하는 여섯번째 이유다.
평가에 있어서도 평가대상의 선정과 평가결과의 분석에 얼마만큼 전략성이 가미되는 건가에 PR인의 존재이유가 나뉜다.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이 얼마만큼 기업 및 조직의 성공에 이바지하고 있는지를 제대로 보여주지 못하는 PR인은 반쪽짜리 일을 하고 있는 것이다. 제대로 일하고 제대로 평가받는 자만이 조직에서 살아남을 자격이 있다. PR이 전략을 기반으로 수행되어야 하는 마지막 이유다.
이렇게 언뜻 보아도 PR은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주변을 돌아보면 일부 기업과 조직들의 커뮤니케이션 프로그램들이 허무하게 실패하는 것을 본다. 제대로 커뮤니케이션 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전략의 부재로 인한 실패 사례가 많다는 것이 같은 PR인으로 부끄럽다.
"You Can Not Not Communicate"라는 말이 있다. "이 세상의 존재는 그 무엇이든 커뮤니케이션 할 수 밖에 없다"는 뜻이다. 단 일초라도 커뮤니케이션을 하지 않을 수 없다면 이왕이면 잘해야 하지 않겠는가. 이 것이 PR이 전략적 기능이어야 하는 가장 근본적이고 대표적인 이유다. 더구나 보통 PR의 주체가 개인을 넘어 기업, 조직 및 국가에 이르게 되면 전략적 PR의 중요성이라는 것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은 것이 아닌가.
PR의 전략적 기능에 주목해 성공적인 PR프로그램을 실행하는 경우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많은 기업들이 신제품의 출시에 있어서 제품의 메시지를 단계적으로 개방, 전달하는 전략을 쓰고 있다. 이슈관리에 있어서도 다양한 주변 공중들과 여론 지도층들을 관여 시켜 소위 "레버리지(leverage)"효과를 노리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위기관리시에는 조기에 자신들의 포지션을 정하고 핵심 메시지를 반복적으로 전달하는 전략을 사용하는 기업들이 있다. 기업PR에 있어서도 사회공헌이나 문화지원 활동을 통해 평상시에 사회적 명성을 구축하는 전략을 수행중인 곳도 많다. 인터넷을 통해서 여론을 개발 확산하는 최신 전략을 실행하는 기업과 조직들이 생겨나고 있다. 이들의 PR은 이전의 단편적이고 일시적인 '비전략적' PR과는 확실하게 구분이 된다. 이젠 전략적이지 못한 커뮤니케이션은 PR이 아니라는 생각은 이미 상식이 되었다.
PR인은 전략가(strategist)다
전략적PR을 수행하는 PR인들이 전략가(strategist)이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기업 및 조직 내부의 입장과 함께 외부적으로 제 3자적 시각을 견지해야 한다. 전략적인 분석가 (strategic analyst)이어야 한다는 뜻이다. PR인은 기업 및 조직을 둘러싼 다양한 공중들에 대해 가장 잘 알고 있는 공중 전문가 (public specialist)이어야 한다. 또한 그들이 받아들일 수 있는 수용성 높은 메시지들을 개발해내는 메시지 개발자(message developer)이어야 한다. 이러한 메시지를 정확하게 전달하기 위해 필요한 채널을 확보하고 관리하고 있는 매체 전문가 (media specialist)이어야 한다. 전달되어진 메시지가 소기의 목적을 달성했는지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는 평가자(evaluator)이어야 한다. 이렇게 많은 전문성이 요구되는 PR인들은 진정한 전략가 (real strategist)들이다.
PR은 경영 기능이다.
PR이 마케팅인가? PR이 영업인가? PR이 교육인가? PR이 고객서비스인가? 모두 아니다, 또 모두 맞다. PR은 때로는 마케팅 활동을 지원한다. 영업을 성공시키기 위한 환경 또한 제공한다. PR은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대상자들과 커뮤니케이션 한다. 고객들에게도 올바른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다가가려고 한다. 이 것이 모두 다 기업 및 조직을 위해서다.
PR의 목적은 한마디로 '성공적인 기업 및 조직을 만드는 것'이다. 성공적인 기업 및 조직의 의미는 무엇일까? 학자들에 의해 다양하게 성공적인 기업 및 조직의 의미가 정의되고는 하지만 PR이 지향하는 성공적인 기업 및 조직은 "좋은 제품 또는 서비스를 통해 시장 및 사회에서 주도적인 위치를 점하고 있는 기업 및 조직으로서, 시장 및 사회에서 이에 합당한 책임과 의무를 다하는 기업 및 조직"으로 정리가 될 수 있을 것이다.
PR이 마케팅을 지원하는 이유는 우리의 좋은 제품 또는 서비스에 관해 목표공중과 '올바로' 커뮤니케이션 하기위한 것이다. 우리의 제품이 '은(銀)'일 때 고객들이 그 제품을 '은(銀)'으로 이해하고 구입한 후 만족스럽게 하기 위한 것이 마케팅을 지원하는 PR의 목표다. 우리회사의 '은(銀)'을 고객들이 '동(銅)'으로 생각해서 구입하지 않는 것은 제대로 PR이 마케팅을 지원하지 않은 증거다. 반대로 우리회사의 '은(銀)'을 '금(金)이나 다이아몬드'로 고객들이 이해하고 구입하게 만드는 것은 PR이 할 일이 아니다. 다시 말해 고객의 입장에서 판단할 때 진정으로 우리회사의 것이 좋은 제품 및 서비스여야 한다는 것이 중요한 전제라는 것이다.
PR이 영업을 지원하는 이유는 우리 좋은 제품 또는 서비스가 다른 경쟁사 또는 경쟁조직의 그것과 어떻게 다르고 어떤 경쟁력이 있다는 것을 커뮤니케이션 하기 위한 것이다. 어떠한 셀링 포인트(selling point)나 세일즈 토크(sales talk)를 개발해서 메시지화하고 유효하게 전달할 수 있는 가를 PR과 영업부서은 함께 상의해 나가야 한다. 물론 이러한 커뮤니케이션 주제들은 제 3자적인 입장에서 사실적이고 명확한 것들이어야 한다는 전제가 있어야 한다.
PR이 교육을 지원하는 것 또한 온전히 커뮤니케이션 하기 위해서다. 교육이라는 커뮤니케이션 활동을 통해 사원들과, 고객들과, 공중들과 함께 균형적인 커뮤니케이션을 추구하기 위한 것이다. 함께 의미와 목표를 공유하고 큰일을 이룰 수 있도록 만드는 커뮤니케이션의 힘을 PR이 생산해 낸다. 물론 이 지원 활동에도 전제가 있다. 모든 교육적 커뮤니케이션 활동의 주제가 주체와 객체간 상생적인 것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PR이 고객 서비스를 지원하는 것은 더욱 좋은 제품과 서비스를 위해서다. 더 나아가 우리 기업 및 조직에게 이상적인 사업 환경을 제공하기 위한 것이다. 고객들의 불만을 적극적인 자세로 듣고 해결하려는 조정자의 역할을 하는 고객 서비스 부문을 위해 고객과 자사간의 균형 있는 커뮤니케이션을 실행하는 것이 PR이다. 자사에 대한 안티사이트를 적절하게 대응 관리하는 것 또한 PR의 일이다. 쌍방향적인 고객 서비스 (CS)관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것은 해당 기업이 PR마인드에 익숙하지 못하다는 증거다. 고객 서비스에 PR의 쌍방향성을 가미하면 더욱 훌륭한 제품 및 서비스를 위해 고객의 소리에 귀를 기울 일 수 있게 된다.
이 밖에도 PR은 기업의 여러 활동 분야들을 지원하지만, 한편으로는 각 분야들의 중심 기능에 가깝다. 쌀의 눈과 같다고 할까. 이렇듯 기업의 거의 모든 분야에 걸쳐 영향을 주는 PR은 다른 말로 표현하면 곧 '경영'이다. 성공적 기업 및 조직을 만들기 위한 전략적인 활동. 이것이 PR과 경영의 공통분모이기 때문이다.
PR인은 작은 CEO다.
기업 및 조직 내에서 PR담당자들은 정보를 관리한다. 정보는 곧 기업 및 조직 내에서 힘의 상징이다. 일부 조직에서 홍보담당자나 대변인에게 적절한 정보를 제공 또는 공유하려고 하지 않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기업 및 조직 자신에게 아주 치명적인 결과를 가져온다. 경영자가 아는 정보는 PR인도 알아야 한다는 말이다.
미국의 전대통령 빌 클린턴 시절에 공보 비서관(press secretary)로 유명한 마이크 맥커리 (Mike McCurry)는 "PR인(대변인)은 마치 정부 내부에서 공중을 위한 정보를 취재하는 기자와 같다. 공중에게 전달하기 위한 정보를 가능한 한 많이 가지는 것이 PR인 (대변인)의 역할이다."라고 말할 정도다.
PR인은 기업 및 조직 내에서 그 기업 및 조직만의 사명, 비전, 가치등에 관해서는 가장 정통한 소스이자 정예의 역할 모델이다. 외적으로나 내적으로 그 기업 및 조직의 정체성을 가장 뚜렷하게 보여주는 사람은 당연히 "CEO"다. 그러나 이러한 가시성(Visibility)을 개발, 확보하는 것은 그 기업 및 조직의 PR인이다.
이 과정에서 각각의 PR인들은 자신 기업의 사명, 비전, 가치를 이해하게 되고 체득하게 되어 마침내 작은 CEO의 모습을 가지게 된다. PR인 스스로가 외적으로는 기업 및 조직의 정체성을 표현하고, 내적으로는 역할모델로서 기능을 다하게 된다는 뜻이다.
PR인들은 기업 및 조직의 피를 돌게 한다. 자신의 책상에 가만히 앉아서 하루를 보내는 PR인은 좋은 PR인 일지는 몰라도 훌륭한 PR인이 되긴 힘들다. PR인들은 항상 걸어 다녀야 한다. 각 부서만의 생각들과 활동들을 이해하고 자신이 나서서 부서간의 벽을 허물어야 한다. 중재자 또는 조정자의 역할이라는 게 바로 그런 것이다. 마치 GE의 전회장 잭 웰치가 사무실 안을 걸어 다니 듯이 PR인들도 커뮤니케이션을 위해 쉴새 없이 걸어야 한다.
CCO. 기업의 관계 자산을 책임지는 자
PR인으로서 오를 수 있는 가장 고위직책은 CCO(Chief Communication Officer)다. 우리나라말로 옮기면 '최고 커뮤니케이션 책임자'라고 할 수 있겠다. 다른 임원들의 직책명을 한번 살펴보자. COO (Chief Operating Officer), 즉 최고 업무 책임자라고 할 수 있다. 말 그대로 업무 전반을 책임을 지는 사람이다. CFO(Chief Financial Officer), 최고 재무 책임자다. 기업의 재무 자산 전반을 관리 책임진다. CIO(Chief Information Officer), 최고 정보 책임자다. 기업의 정보자산을 관리 책임진다. CMO(Chief Marketing Officer)는 어떤가. 최고 마케팅 책임자다. 기업의 마케팅 자산을 관리하고 책임진다. 이런 의미에서 볼 때 CCO(Chief Communication Officer)는 기업의 커뮤니케이션 자산 즉 관계를 전반적으로 관리하고 책임지는 직책이란 의미가 되겠다.
기업의 커뮤니케이션 자산 (communication asset)이라면 무엇이 있을까? 기업의 명성과 같이 기업 주변의 중요한 이해당사자(stakeholder)들과의 관계(relationship)자체가 자산이다.

거미가 거미줄을 만드는 모습을 보자. 한 두줄 만을 얼기설기 엮어 놓고 거미줄 치기를 마치지 않는다. 만약 한두 줄로 만들어진 거미줄이 있다면, 그렇게 성긴 거미줄에 어떤 곤충이 걸려들 까. 거미줄은 최소한 수십 가닥 이상이 서로서로 엮여서 하나의 망(Network)을 만들어 전체로서 견고한 거미줄을 이룬다. 그래야 망의 형이 흩뜨러지지 않고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갑자기 불어온 바람에 거미줄 한 부분이 찢어지기라도 하면 거미는 재빠르게 찢어진 양쪽 부분을 촘촘하게 다시 연결해 최초의 모양을 유지 관리한다.
기업의 관계자산도 마찬가지다. 일부 언론매체만의 관계 하나가 기업의 생존과 성공에 전반적으로 이바지 할 수는 없다. 기업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모든 이해 공중들과의 견고한 관계가 형성되어 있어야 한다. 어떤 관계의 부분이 흩뜨러지면 PR인들은 즉각 관심을 가지고 관계 개선에 힘써야 한다. 이렇게 거미줄 같은 기업과 공중간의 관계를 유지하고 관리하면서 책임을 지는 사람이 바로 CCO인 것이다.
세계적인 투자가인 조지 소로스는 "기업이 명성을 쌓는 데는 50년이 걸리지만, 그 명성을 잃는 데는 채 5분도 필요하지 않다"라고 했다. 얼마나 CCO의 일이 어렵고 중요한 것인가에 대한 적절한 표현 같다.
PR은 변화관리 기능이다.
기업들은 최근 격심해져 가는 경쟁환경과 시장환경에서 대부분 성공하려 애쓰기 보다는 살아남기 위해 애쓰고 있다는 표현이 더 적절한 것 같다. 리엔지니어링, 다운사이징, 리스트럭쳐링, 아웃소싱 등은 이미 한물간 경영 패션(fad)이 되어 버린 듯하다.
최근에 국내에서 인기를 끄는 경영 패션이 있다면 전사적자원관리, 6시그마, 지식경영, 시나리오 경영, 윤리경영등일 것이다.
기업이 항상 경영의 패션을 쫓는 것이 바람직한 것만은 아니다. 하나를 해도 제대로 하라는 비판을 받기도 한다. 왜 기업은 이러한 경영혁신 또는 변화 프로그램은 실패하는가? 중요한 실패요인은 부실한 커뮤니케이션으로 부터 발생한다. 모든 경영혁신의 대상은 인간이다. 비지니스 프로세스 리엔지니어링이라고 해서 "프로세스'에만 변화의 포커스를 맞추는 것은 나무를 보고 산을 보지 못하는 것과 같다. 프로세스를 형성하고 실행하는 것은 인간이기 때문이다.
모든 혁신과 변화의 중심은 인간이다. 인간과 인간을 이어주는 것은 관계다. 관계는 커뮤니케이션에 의해 형성된다. 즉, 목표로 하는 경영혁신 또는 변화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인간에게 포커스를 맞추어야 하고, 그 대상을 향해 어떻게 커뮤니케이션 하는 가가 가장 큰 성패요인이 된다는 말이 되겠다.
CEO의 비전과 가치를 사원들이 알지 못하고, 중간관리자가 바로 아래 사원들의 생각과 반응을 제대로 경영진에게 전달하지 못하고, 기업 및 조직 내부 성원 상호간의 오해와 불신 그리고 갈등으로 인해 수많은 기업들이 목적성 있는 경영개선과 변화적 노력에 있어서 실패의 쓴맛을 맛본다. 이러한 실패의 주요 원인인 커뮤니케이션상의 문제를 극복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바로 PR이다.
PR을 통해서 기업의 경영진은 말단 사원들과 함께 동일한 비전을 공유할 수 있다. PR을 통해 전사원은 동일한 가치를 숭배할 수 있다. PR을 통해 전사원은 자신들이 일하고 있는 기업에 대해 충성심과 애사심을 고취할 수 있는 것이다.
해외 선진 기업들의 경우 기업 내부의 일관된 커뮤니케이션을 통해서 혁신과 변화의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를 먼저 형성하고 구성원 스스로가 혁신과 변화의 흐름에 적극 동참하는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
변화의 도상에서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 받는 것은 과연 경영진이 지향하는 비전이 무엇인가에 대한 방향성이 사원들에게 골고루 공유되지 못한다는 데 있다. 경영진이 어디를 가리키고 있는 것인지 모르기 때문에 더욱 불안하고 많은 사원들이 스스로 그 방향과는 관계없는 곳으로 방황을 하게 되는 것이다. PR을 통한 변화관리는 바로 이러한 커뮤니케이션의 갭을 대폭 줄여주고 가시화 시켜주는 역할을 한다.
일단 사원들이 변화의 때를 맞아 경영진이 지향하는 방향성을 감지하고 이해하게 되면 그러한 방향으로 대부분은 정열(alignment)을 할 수 있게 된다. 이 것이 PR이 창조할 수 있는 변화의 동력(momentum)이 되는 것이다.
변화관리에 있어서 "달리는 기차에 올라 탈 것인가 타지 않을 것인가는 스스로 선택할 문제다"라는 말이 있다. 이 기차가 어디로 향하는 지를 확실히 알게 되면 사원들 중 그 종착역에 가고자 하는 사람은 같은 방향으로 죽을 힘을 다해 달려 그 기차에 올라타면 된다. 종착역에 관심이 없는 사원은? 타지 않으면 된다. 이 것이 PR을 통한 자연스러운 구조조정이다. 같은 방향성을 가진 사람들만을 태우고 달리는 열차는 만드는 힘, 바로 커뮤니케이션의 힘이고 PR의 소득이다.
한참 미국에서 기업들의 대대적 구조조정이 가해지던 90년대, 기업 PR담당자들의 최대 고민은 바로 기업에서 구조조정의 대상이 된 사원들과 남아있는 사원들 두 부류에 대한 부정적 영향을 어떻게 관리할 수 있을까 였다. 기업에서 하루 아침에 거리로 내쫓기게 된 사람들은 내일 부터 집의 대출금과 각종 보험, 그리고 차량유지비, 자녀들의 학비 및 생활비로 고통 받을 수 밖에 없었다. 당연히 그들은 기업으로 향한 분노와 피해의식에 사로 잡혀 해당 기업은 물론 사회전체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었다.
반대로 살아 남아서 기업내에서 생존자(Survivor)라고 불리는 잔류 사원들은 하루아침에 옆자리 동료들이 쫓겨 나가는 상황에서 스스로의 가치와 기업으로 향한 신뢰에 대해 회의를 갖지 않을 수 없었다.
기업 구조조정 및 변화의 목적이라면 생산성과 효율성의 증대로 대변될 수 있을 텐데, 실상 구조조정 및 변화 프로그램들을 실시한 기업들의 3분이 2가 떠난 자들과 남은 자들 양쪽의 부정적인 결과로 무참히 실패하고야 말았던 것이다. 이에 기업 PR담당자들은 "어떻게 하면 떠난자들과 남은자 들에게 있어서 우리 기업이 원했던 모든 긍정적인 결과를 얻을 수 있을까"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다.
떠난 자들에 대한 PR적인 치료는 기업 변화 이전에 중장기적으로 해당기업의 비전과 가치를 심어주는 교육 및 커뮤니케이션 프로그램을 실행하여 기업 사명을 깊이 인식하게 하고, 더 나아가 기업으로 향한 애사심과 충성심을 고취하여, 영원한 '식구'로서 그들을 인정하는 기업의 배려와 관심을 표현해 주는데 그 핵심이 있다.
그 예로 기업이 떠나는 사원들에 대해 한없는 감사와 선배들로서 현재의 우리 기업을 만든 업적에 대한 깊은 존경심을 표시하고, 더 나아가 그들이 다른 분야에서 지난날과 같았던 업적들을 다시 한번 발휘하기 위한 기회를 제공 또는 알선 해 주는 프로그램들을 진행하는 기업들이 이러한 PR활동을 진행하는 사례다.
남은자, 즉 서바이버(survivor)들의 경우에는 PR을 통해서 "왜 우리가 남게 되었는가?" "기업이 우리에게 원하는 것은 무엇인가?" "앞으로 기업은 우리에게 무엇을 어떻게 해 줄 것인가?" "기업이 지향하는 목적지에 다다랐을 때 우리가 얻을 수 있는 보답은 무엇인가?"에 대한 뚜렷하고 확실한 대안을 제시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
이러한 모든 복잡하고 중요한 실행들을 누가 직접 행해나가는가? 선진 기업들의 사례를 볼 때 바로 기업의 PR담당자들이다. 따라서 PR은 변화관리의 핵심 기능이라고 말할 수 있다.
PR이 기업의 성패를 좌우한다
지금까지 PR의 기능에 대해 자세히 알아 보았다. 여기서 언급하고 분류한 기능 외에도 수 많은 PR의 기능들이 존재한다. 서두에서 예를 든 것과 마찬가지로 PR은 스위스 칼과 같은 여러 기능과 다양성을 지녔다.
문제는 PR을 활용하고 실행함에 있어서 그 주체가 100% 그 기능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데 있다. 세계적으로 초우량 기업들로 추앙 받고 있는 기업들의 대부분은 PR의 기능들을 다양하게 활용한다. 반대로 비우량 기업들의 경우 극히 제한적이고 단편적인 PR기능들만을 겨우 이용하고 있을 뿐이다. PR기능 자체를 보유하고 있지 못한 기업들은 그 앞날을 예측할 수 조차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PR은 아무나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렇지만 성공을 원하는 모든 기업이나 조직은 필히 실행해야 하는 전략적인 활동이다. 그 선택은 기업의 경영주와 사원들 전부에게 달렸다. 바꾸어 말하면 성공과 실패는 모두 자신들의 선택의 문제라는 것이다. 무척 간단하지 않은가?
베이커의 전략적 사고와 부시대통령 만들기
2000년 연말 미국뿐 아니라 전세계의 관심거리였던 미국 대통령선거가 부시 후보의 확정으로 결론이 났다. 미국의 대통령선거 개표과정이 오랫동안 진행되어 위기상황으로 치닫는 등, 국내외 경제, 사회 등 각 분야에 미치는 영향도 상당했다. 이 과정에서 공화당의 부시(George W. Bush) 후보와 민주당의 고어(Al Gore) 후보의 치열한 접전이 투표이전과 이후에도 계속되었다. 미국 유권자뿐만 아니라 주정부, 법원까지 가세하고, 내로라 하는 일류 변호사들이 참여하는 대리전의 양상도 띄었다. 플로리다주의 팜비치 등 세 지역 카운티에서의 수작업 재검표 판결이후 외신들은 "법원이 엘 고어 민주당 대통령 후보에게 구명보트를 던졌다"고 표현했을 정도로 긴박한 위기상황이 전개되었다. 고어 후보측에서는 플로리다주의 수검표 판결로 실낱같은 희망을 갖게 되었고 대선 정국이 연방법원으로까지 연장되는 계기가 되었다.
이 과정에서 재검표 감시, 법률자문, 선거전략 수립 및 실행 등 모든 선거/투표관련 업무를 총괄한 양후보진영의 대변인이자 대선후보를 대리하는 총책임자였던 부시 후보측의 베이커(James A. Baker) 전 국무장관과 고어 후보측의 크리스토퍼(Warren Christopher) 전 국무장관의 역할이 돋보였고, 또한 두 책임자의 위기관리 측면에서의 역할이 비교되었다.
특히, 부시 후보 진영의 총책임자였던 베이커 전 국무장관의 위기상황에서의 역할을 자세히 살펴보면서 대변인 한사람의 역할이 위기관리에 얼마나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지 느끼게 되었다. 위기상황시 대변인의 역할이 공중에게 신뢰감을 주는데 얼마나 중요한지는 잘 알려져 있지만, 베이커의 경우는 살아 있는 좋은 사례로 지적하고 싶다. 실제로 베이커 고문 본인은 그 동안의 법정공방을'오디세이(대서사시)'에 비유하면서"하루는 저쪽이 이기고 하루는 우리가 이긴다"며, 위험하면서도 스릴과 전율을 느끼게 하는 놀이기구인 롤러코스터(Roller-coaster)식 법정 공방에 고개를 흔들었다.
필자는 PR의 현업에 종사하고 있는 사람으로서 미국 대통령 선거전의 양상을 위기관리의 측면에서 면밀히 관찰하였다. 특히, 새벽 3~4시까지 CNN을 유심히 시청하면서 특히, 부시 후보측의 선거전 총책임자였던 베이커 대변인의 노련한 말솜씨와 제스처, 해박한 지식, 단호함 등에 깊은 감동을 받았다. 대선 정국에서 베이커 고문이 부시 후보측이 당선되는 데에 상당한 역할을 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럼 구체적으로 베이커 고문의 역할에 대해 살펴보자.
베이커 고문은 언론훈련이 잘 되어 있어서 기자들의 질문에 대답해야 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을 철저히 구분하였고, 언론에 이야기할 것을 분명히 제시하였다. 언론에 일방적으로 끌려다니지 않고, 리드하면서 부시진영에 큰 힘이 되었다. 위기상황시 언론과의 관계를 어떻게 정립하는 것이 위기관리 측면에서 중요하다는 것을 더욱 느끼게 해 주었다.
또한 베이커 고문은 투표개표 및 수(手)작업 재검표에 대한 지리한 법률공방에서 인상적인 표현과 말로써 분위기를 반전시키는 역할을 했다. 변호사들은 일반적으로 전문적인 법 조항을 조목조목 치밀하게 따지지만 국민들은 이와 같은 법리적인 해석에 지루함을 느끼게 된다. 하지만 베이커 고문은 전문용어(jargon)를 사용하지 않고 일반국민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게 일상용어를 사용하여 의미를 함축적으로 제시하였다. 즉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는 핵심메시지(key message)를 개발하였다. 예를 들면, 개표라고 하는 "count vote"라는 표현과 투표를 한다는 "cast vote"라는 표현을 대비시켰다. 즉, 펀칭 오류로 인한 불완전 기표(undervote)의 유효와 무효표에 대해 애매모호한 육안으로 판단하는 재검표를 종식시키는 데 일조했다. 표의 내용을 알 수 없는 불확실한 상황에서는 재검표를 하는 것이 오히려 개표가 아닌 다시 투표를 하는 것과 같고, 이는 바로 헌법에 위배된다(unconstitutional)는 것을 "cast vote"라는 쉬운 단어로 알기 쉽게 표현한 것이다. 이와 같이 위기상황시 대국민을 상대로 해서 이해하기 어려운 말을 쓰는 것이 아니라 쉬운 표현을 하는 것이야말로 베이커의 천재적인 대변인의 역할을 보는 것 같다. 또한 베이커 고문은 컴퓨터는 공화당과 민주당의 어느 측 후보의 편도 아니라고 하면서 공정한 컴퓨터 결과를 대신하는 수작업 재검표는 불합리하며, 헌법에 모순된다는 주장을 계속 관철하였다. 이는 위기상황시 위기관리 차원에서 어려운 전문용어(Jargon)를 사용하는 대신에 쉬운 일상용어를 사용하여 일반국민들이 이해하기 쉽게 접근한다는 것이 위기관리에서 얼마나 중요하다는 것을 실증적으로 보여주었다.
또 한가지 주목할 점은 베이커 고문은 위기상황에서 유머러스한 표현으로 여유를 보여주며 국면을 전환시켰다. 플로리다주 캐서린 해리스(Katherine Harris) 국무장관이 논란을 빚어왔던 미국 대선 재개표 결과를 발표한 후에 부시 후보측은 "법정투쟁을 재고하라"고 하면서 고어 민주당 후보에게 대선 결과 승복을 촉구했다. 또한 베이커 고문도 "법이 승리했고 이제 변호사들은 집에 가도 되며 추수감사절을 집에서 가족과 함께 보내게 되었다"는 유머 섞인 말로 위기의 종식을 예고하였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유머러스한 말 한마디로 지루한 선거전에 지친 미국국민들을 한편으로 즐길 수 있게 해주었다.
위에서 본 것 같이 미국 대선 정국의 하루 하루가 롤러코스터식의 위기상황에서 대선 후보를 대신한 총책임자 베이커 대변인의 역할이 부시후보의 최종 선거결과에서 정확하게 몇 퍼센트 기여했는지에 관해 수치상으로 밝힐 수는 없으나 큰 흐름을 부시 후보 쪽으로 돌리는데는 많은 기여를 했다는 것은 누구도 부인하지 못할 것이다.
‘마누라 말고는 다 바꾸라’
대영제국이 오랫동안 자존심을 걸고 만들어낸 세계적인 브리태니커 백과사전(Encyclopedia Britannica)은 하도 유명하여 왠만한 집에는 한 세트를 다 비치해 두고 있다.
이 사전은 1768년 스코틀랜드에서 설립된 회사에서 만든 것으로서 200년이 넘는 동안 전통을 자랑하는 백과사전이다. 1990년대에만 해도 년 6억 5000만불이라고 하는 사상 최대의 매출고를 올렸으며, 그로부터 4년 후에 마이크로소프트와 글로리아 두 회사에서 동일 종류의 제품이 나오면서 부득불 이 브리태니커 회사는 제 3위로 위치가 밀려나고 말았다. 왜냐하면, CD-ROM 백과사전 때문이다. 처음 CD-ROM이 나왔을 때 브리태니커는 생각했다. 이것은 애들의 장난이라고... 그러나 그것은 그렇지 않았다. 시대의 흐름을 감지하지 못하고 역사와 전통을 고집한 결과로 고객은 역사와 전통을 운운하는 브리태니커에 등을 돌려버리고, 1999년에 이 회사는 헐값에 팔리고 말았다.
이 사건은 변화로 요악하는 현시대를 향한 중요한 메시지를 말해준다. 200년의 화려한 전통이 하루아침에 무너지고 그 명예는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으며, 이것이 현대요 이것이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시대의 이 시점이다.
1993년 삼성그룹의 이건희 회장이 독일 프랑크 프루트(Frankfurt)에서 삼성그룹의 해외 지사장들이 모인 회의석상에서 소위 말하는 프랑크푸르트 선언을 하였다. 그때 이건희회장이 마누라 말고는 다 바꾸라 는 변화의 시대에 대해 얘기했을 때 그 의미가 뭔지 잘 몰랐던 것이 우리 업계의 실정이었다. 그 이후 삼성은 놀랄만한 변화를 추구하여 삼성전자는 브랜드 가치면에서 세계 34위에 올라선 것이다. 삼성전자안에는 박사학위를 가진 인재가 1.500여명이 있다니 얼마나 놀랄만한 일인가. 한 기업의 지도자의 미래를 꿰뚫어 보는 통찰력이 삼성전자를 세계적인 기업으로 만든 것이다.
세계적 기업 필립스와 모토롤라가 브랜드 가치면에서 삼성전자보다 하위랭킹에 있는 것을 보고 삼성전자가 진정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했다는 것을 확인하면서 마음속 깊이 자랑스러움을 느끼게 된다. 참고로 미국의 최고 권위경제 전문잡지인 Bussiness Week 8월 5일자에 실린 브랜드가치 순위는 1위가 Coca-Cola, 2위 Microsoft, 3위 IBM, 4위 G.E., 5위 Intel, 6위 NOKIA, 14위 Hewlett Packard, 21위 Sony, 34위 삼성전자, 60위 Philips, 71위 Ericsson, 74위 Motorola순이다.
삼성전자의 이러한 놀랄만한 발전 뒤에는 바로 1993년부터 변화하지 않으면 죽는 다고 강조한 한 사람의 탁월한 선장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21세기는 바로 변화의 시대이며 이 변화의 요구에 부응하지 못하면 살아 남을 수가 없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PR교실에서 만난 노 외교관 故 김용식장관
어느 해 추운 겨울 서강대학교에서 제17회 PR교실이 마련되었다. 내가 한국PR협회 회장이었을 때 한번은 우리나라가 배출한 최고의 외교관이라고 불려지던 김용식 전 외무장관을 연사로 초청한 적이 있다. 김 장관은 어려운 시절 주미대사를 지내셨던 분이시다.
“PR과 외교와의 관계에 대해 체험담을 말씀드리겠습니다. 강연 원고를 미리 준비 못했습니다. 사실 영국 의회에서는 정부의 각료가 원고를 보고 읽는 것을 허락치 않습니다. 전 드골 프랑스 대통령도 연설을 할 때 보좌관이 써준 그대로 원고를 읽지 않고, 요지만을 살리면서 상황에 적절하게 관중과 호흡하며 연설을 했습니다”라고 첫마디를 꺼내며 그는 즉흥적인 연설을 시작했다.
곧이어 그는 일본 외교관 시절의 에피소드를 하나 끄집어낸다. 일본이 한국으로부터 가지고 간 미술품이 우에노 박물관에 소장되어 있었는데, 일본정부 소속인 것은 돌려주겠다는 원칙적인 입장이 정리되어 양측이 협상했으나 1개월동안 해결되지 않고 있었다. 문제의 핵심은 return(돌려주는 것)과 present(희사하는 것) 사이의 견해차였다. 묘책을 생각하다 결국 나중에 두 단어를 수용하는 hand over(인도하는 것)로 결론을 내리는데 양측이 다 받아들이고(mutually acceptable) 해석은 각각 유리하게 했다는 것이다. 즉 한국은 ‘hand over'를 일본이 반환한 것으로 발표하고 일본은 한국 에 기증한 것으로 발표하여 양쪽에 똑같이 win-win이 되면서 문제가 해결되었다는 것이다. 이처럼 전략적인 사고하나가 한일 사이의 첨예한 외교적인 문제까지도 해결하였다는데 주목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미국 부시 부통령과 CBS앵커맨 댄 레이더의 한판 승부
다음으로 부시 부통령의 전략적인 사고가 그를 구해준 좋은 사례가 있다.
1988년도 미국의 부시 부통령과 최고의 CBS앵커맨 댄 레이더의 생방송 인터뷰는 9분간 TV의 위력을 충분히 보였다. 1월 26일 CBS 이브닝 뉴스에서의 인터뷰 사건은 이후 대통령 선거 캠페인과 언론보도 및 퍼블리시티에 관한 많은 것을 시사했다.
생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한 조지 부시 부통령은 CBS 앵커맨 댄 레이더가 공화당 대통령 후보로 출마한 부시의 성격에 대해 비난하자 CBS와 레이더가 인터뷰를 따내기 위해 부시측에 잘못된 방법으로 접근했다고 역공을 가했다. 또 부시는 CBS가 정치적인 문제만 다룰 것을 약속해 놓고, 부시의 출마에 대해 반론을 불러일으키고 이란 콘트라 사건의 도화선이 된 무기문제를 함부로 꺼냈다고 말했다. 그리고 레이더가 인터뷰가 있기 몇 달 전 테니스경기 중계가 길어지자 CBS 이브닝 뉴스 촬영 도중 나가버린 사건에 대해 언급해 레이더를 당황케 했다. 그때 레이더의 돌발행동으로 CBS는 약 7분 가량 방송을 중단해야만 했고 레이더는 상사와 동료들로부터 엄청난 비난을 받은 적이 있었다.
곧이어 부시는 "왜 내가 대통령이 되기를 원하는지에 대해 말하고 싶다. 이란 사건에 대한 단편적 해석으로 나의 전 경력을 판단하는 것은 정당하지 않다. 내가 뉴스촬영장을 나가버린 그 7분간으로 당신의 커리어 전체를 판단한다면 당신은 어떻겠느냐?" 라고 물었다. 레이더가 곧장 대답을 않자 부시는 '도대체 당신이라면 어떻겠느냐?"라고 되물었다. 부시는 또 "당신은 내가 진실을 얘기하지 않았다고 암시하면서 나의 결백함을 비난하고 있다. 나는 페어플레이를 요청한다”라고 말한다.
부시는 인터뷰 직전 그가 이란 콘트라 사건에서 커다란 역할을 했음을 암시하는 녹화방송이 나간 것에 대해 화가 나 있는 상태였다. 문제의 녹화방송이 방영된 후 부시는 인터뷰를 취소하겠다고까지 했다. 그러나 취소 대신 그는 인터뷰에 공격적으로 임했다.
9분 동안의 고함과 언쟁, 방송수위를 넘는 비난은 엄청난 볼거리였다. 당연히 CBS뉴스는 부통령의 전투적인 모습에 놀랄 수밖에 없었다. 방송이 끝난 후 CBS측은 인터뷰가 3주전부터 협상된 것이고 부시측 참모들에게 인터뷰가 특정 이슈를 다루고 공격적일 것이라는 걸 사전에 알렸음을 발표했다.
부시는 인터뷰가 끝난 후에도 단호히 “다음부터 기자회견장에서 내게 질문을 하기 원한다면, 더이상 이런 수작은 집어치우시오”라고 말했다. 이 방송이 나간 후 CBS에는 레이더를 비판하고 부시를 지지하는 시청자들의 항의 전화가 빗발쳤다.
사실 TV 인터뷰에 드러난 양측의 갈등은 인터뷰가 있기 한 달 전부터 시작된 것이었다. 부시가 CBS측으로부터 인터뷰 요청을 받았을 때 그의 참모들은 CBS와 기본 룰에 대해 협상을 했다. 즉 인터뷰를 생중계로 하던가 아니면 아예 하지 않겠다고 주장했다. 인터뷰가 까다로운 대결이 될 것으로 예측했고 CBS측이 전혀 편집할 수 없기를 원했기 때문이다.
CBS 입장으로서는 저녁 뉴스시간의 라이브 인터뷰는 예측불허의 상황이 많았다. 녹화인터뷰는 내용을 편집하고 틀을 구성할 수 있지만 생중계되는 라이브 인터뷰는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가령 인터뷰 당사자가 말을 길게 하여 의사진행을 방해한다든지, 질문을 교묘히 빠져나가거나, 애매한 대답을 할 경우 인터뷰 상황을 조정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CBS는 라이브 인터뷰를 중계하는데 동의했고 부시측에게 앵커맨의 질문들이 공격적이고 날카로울 거라고 미리 시사했다.
방송이 나가기 전 주말에 CBS는 부시와 레이더의 인터뷰 예고 방송을 내보내고, 정치 전문기자들에게 '부시의 이란 콘트라 사건에 대한 최초의 인터뷰'임을 강조했다. 인터뷰당일 레이더는 방송 관계자들과 세 시간에 걸친 리허설을 통해 인터뷰를 진행하는 앵커맨이라기보다는 마치 토론에 참가하는 후보자와 같이 치밀한 사전준비를 했다. 부시캠프도 인터뷰 가운데 복병을 만나리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기에 철저히 준비를 했다. 레이더가 방송촬영장을 그냥 나가버린 사건으로 레이더를 놀라고 어쩔 줄 모르게 만든 부시의 공격은 이미 사전에 연습된 것인지 모른다.
어쨌든 레이더와의 한판 승부는 조지 부시 캠페인의 형세를 바꾸어 놓았다. 이란 콘트라 관련보도가 순식간에 잠잠해졌고 조지 부시는 결국 대통령으로 선출되었다.
맥도날드의 햄버거 대학교
햄버거 대학(Hamburger University)은 세계적 패스트푸드 체인인 맥도날드(McDonald)의 프렌차이즈 점주들과 맥도날드(McDonald) 사원들의 자체 교육을 위하여 맥도날드(McDonald)가 경영하는 미국 일리노이 오우크부르크에 있는 세계적 경영훈련 센터이다. 98년 현재 총 5만 명이 넘는 세계 각지의 맥도널드 매니저들이 훈련을 받았다. 30여 명 이상의 학교내 거주 교수진이 총 22개 언어로 강의를 진행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영국, 일본, 독일 및 호주 등지에도 학교를 개설하여 지역 매니저들의 교육을 담당하고 있다.
맥도널드의 사원 트레이닝 과정이 PR적 측면에서 갖는 의미는 무엇일까? 미국의 몇몇 대규모 기업들도 이와 유사한 트레이닝 기관이 있다. 세계적 통신장비 업체인 모토롤라가 그 한 예이다. 모토롤라 대학은 맥도널드의 햄버거 대학과 같은 역할을 수행하는 대표적인 사내기관이다.
이러한 사내 교육기관들의 설치 목적은 해당 기업의 사명, 비전, 가치, 리더십 등과 같은 기업의 정체성, 즉 기업문화를 일차적으로는 사내 구성원들이 공유하기 위함이다. 이는 근래 대두되고 있는 기업의 전략적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준비 단계 중 하나이다. 기업의 경영요소로 더욱 강조되는 기업 커뮤니케이션에서는 PR을 서로 다른 별개 프로그램들의 집합으로 보지 않고 일관성과 통일성을 지닌 프로그램들의 흐름으로 본다. 기업 커뮤니케이션 활동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PR전략은 다름아닌 기업 정체성의 수립에서 비롯된다.
한 사람이 거울을 보고 섰을 때, 그 사람의 실제적 모습, 즉 그 사람이 스스로를 생각하는 형태가 바로 정체성(identity)이다. 이에 비해 거울에 비춰진 그 사람의 겉으로 드러난 모습은 이미지(image)라고 할 수 있다. 기업의 관점에서 기업이 스스로를 바라보는 모습이 바로 기업의 정체성이다. 이에 비해 거울을 통해 비춰지는 기업의 모습이 바로 기업 이미지인 것이다. 기업의 모습을 비춰주는 "거울"은 다름아닌 공중이다. 흔히 기업의 이미지를 개선한다는 목표하에 계획되는 PR프로그램들은 자신의 헝클어진 머리는 빚지 않고 애매한 거울만 이리저리 기울이고 흔들어 이미지를 바꾸려는 의도로 진행되는 경향이 있는데 이는 본말이 전도된 것이다.
모든 PR활동을 하나의 연속적인 과정으로 볼 때 햄버거 대학은 맥도날드의 기업정체성을 일선의 매니저들에게 연장시키려는 전략적인 노력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세계 어느 곳에서도 메뉴판의 언어가 다를 뿐 일관된 맥도날드의 이미지와 고유한 분위기는 맥도날드의 기업정체성을 유지, 연장하려는 노력의 결과이다.
PR은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마술이 아니다. 기업 자체가 변하고 전략적일 때 PR은 많은 부분 성공적인 결과를 보장받을 수 있다. 햄버거 대학과 같이 기업 자체의 정체성을 기업 내에서 공유하려는 노력은 기업의 성공적인 PR을 위한 필요 충분적 요소라 할 수 있다.
